“김경문 감독, 평소와 달랐다… 김서현 교체하며 ‘다음 기회는 없다’ 결단”

플레이오프 첫 경기를 승리로 이끈 김경문 한화 이글스 감독이 9회 마무리 김서현 교체 결단에 대해 입을 열었다.

한화는 18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2025 KBO리그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PO)’ 1차전에서 15안타를 몰아친 타선의 힘으로 9대 8 승리를 거뒀다. 승리했지만 9회는 아찔했다. 9대 6으로 앞선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른 마무리 김서현이 이재현의 솔로 홈런과 이성규의 적시타를 맞으며 2점을 내줘 9대 8까지 쫓겼다.

정규시즌 내내 김서현을 끝까지 믿고 밀어줬던 김경문 감독이었지만, 포스트시즌에서는 판단이 달랐다. 김 감독은 흔들리는 김서현을 내리고 좌완 김범수를 투입했다. 그는 경기 후 “중요한 경기라 교체를 결정했다. 다음 기회가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김범수가 오늘 큰일 했다. 쉽지 않은 상황이었는데 잘 막아줬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흔들린 김서현의 향후 활용에 대해서는 “조금 더 깔끔하게 끝났으면 했는데 마무리를 잘하지 못했다”며 “지금은 자신감을 회복시키는 게 중요하다. 내일 코치들과 (김서현이) 살아날 수 있는 방법을 상의하겠다”고 말했다.

김서현은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이었던 10월 1일 SSG전에서도 5대 2로 앞선 9회에 등판했다가 2사 후 2점 홈런 두 방을 맞아 5대 6 역전패를 허용한 바 있다. 한화의 정규시즌 우승 가능성을 날린 경기였다. 그로부터 2주가 지났지만 여전히 불안한 모습이 이어지며 김 감독과 코칭스태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반면 이날 타선의 활약은 긍정적이었다. 김 감독은 “첫 경기라 이렇게까지 터질 줄은 몰랐다”며 “활발한 타격이 나왔으면 했는데 기대 이상으로 적시타가 잘 터졌다”고 평가했다.

한화 선발 코디 폰세는 6이닝 6실점(5자책)으로 다소 부진했지만 승리투수가 됐다. 시즌 평균자책점 1.89, 삼성전 무실점을 기록했던 그였지만 2회부터 3점을 내주는 등 초반부터 흔들렸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처음엔 점수를 많이 줬지만 5이닝은 넘겨야 한다고 생각했다. 다행히 6회까지 버텨줬다”고 말했다. 실제로 폰세는 초반 불안정한 투구 후 점차 안정세를 찾으며 6회를 마쳤고, 7회에도 던지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장면이 중계에 포착됐다.

7회부터는 문동주가 마운드에 올라 2이닝 무실점으로 경기를 안정시켰다. 최고 구속 161.6km/h를 찍으며 올 시즌 KBO리그 최고 구속과 개인 최고 기록을 동시에 경신했다. 김 감독은 “문동주가 7~8회를 잘 막아줘서 이길 수 있었다. 예상보다 좋아서 2이닝을 맡겼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다만 문동주의 향후 활용에 대해서는 신중했다. “야구는 미리 답을 낼 수 없다”며 “불펜으로도 나올 수 있다. 양상문 투수코치와 상의하겠다”고 여지를 남겼다.

한편 3회에 있었던 폰세와 구자욱의 신경전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김 감독은 “투수와 타자의 입장이 서로 다르다. 지금은 얘기할 시기가 아니다. 시즌이 끝나고 감독 회의에서 다룰 문제라고 본다”고 짧게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