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에 완패 이탈리아, ‘세번째 월드컵 탈락’ 위기…가투소 반란 통할까

이탈리아 축구가 다시 한 번 벼랑 끝에 몰렸다. 네 차례나 월드컵 정상에 올랐던 축구 강국 이탈리아가 2026 북중미월드컵 본선 진출조차 장담할 수 없는 위기에 처했다. 2018 러시아 대회와 2022 카타르 대회에 이어 세 대회 연속 본선 진출 실패라는 충격적 시나리오가 현실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탈리아는 17일 밀라노 산 시로에서 열린 유럽예선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노르웨이에 1-4로 완패하며 큰 타격을 입었다. 조 1위를 노리기 위해서는 다득점 승리가 필요했지만, 정작 홈에서 전혀 힘을 쓰지 못하고 무너졌다. 이날 패배로 이탈리아는 결국 조 2위로 떨어졌고, 경기 종료 후까지 자리를 지킨 일부 팬들은 선수단을 향해 거센 야유를 퍼부었다. 이제 이탈리아는 내년 3월 열리는 플레이오프를 반드시 통과해야 월드컵 본선행 티켓을 손에 넣을 수 있다.

문제는 이 플레이오프가 이탈리아에게 오랫동안 악몽과도 같았다는 점이다. 2018년 예선에서는 스웨덴을 넘지 못해 60년 만에 본선행이 좌절됐고, 2022년 예선에서는 북마케도니아에 충격적인 일격을 당하며 다시 한 번 탈락의 쓰라림을 맛봤다. 이번에도 같은 상황이 재연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이탈리아 축구계 전체가 극심한 불안에 휩싸였다.

예선 과정도 처음부터 순탄하지 않았다. 이탈리아는 개막전에서 노르웨이에 0-3으로 완패하며 흔들렸고, 경기 직후 루치아노 스팔레티 감독이 “내가 물러나는 것이 해답일지도 모른다”는 발언을 남기며 논란이 확산됐다. 결국 스팔레티는 경질됐고, 후임으로 제나로 가투소가 지휘봉을 잡았다. 그러나 현지 일부 평론가들은 가투소를 두고 “이탈리아 축구 추락의 상징적인 인물”이라는 혹평을 내놓기도 했다.

그럼에도 가투소 체제에서 이탈리아는 공격 축구에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었고, 에스토니아·이스라엘·몰도바를 상대로는 대승을 기록하며 조 1위 경쟁을 끝까지 이어갔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순간이었던 노르웨이와의 최종전에서 다시 완패했고, 특히 엘링 홀란에게만 두 골을 내주며 무기력하게 무너졌다.

BBC는 “만약 이탈리아가 이번에도 본선에 나서지 못한다면, 현지에서 자주 언급되는 ‘아포칼립스(종말)’라는 표현이 과장이 아닐 것”이라고 평가하며 현재의 상황을 더욱 심각하게 바라봤다.

이탈리아는 다시 한 번 생존을 건 플레이오프에 나서야 한다. 과거의 악몽을 되풀이할지, 아니면 벼랑 끝에서 반전을 이뤄낼지 전 유럽 축구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