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저스에서만 뛰고 싶은데 자리가 없다…WS 우승 37세 투수, 사실상 은퇴 선언

LA 다저스에서 다섯 시즌을 보낸 베테랑 불펜 투수 조 켈리가 사실상 현역 생활의 마침표를 찍을 뜻을 내비쳤다.

켈리는 23일 한국시간으로 팟캐스트 Baseball Isnt Boring에 출연해 자신의 거취에 대해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 그는 진행자 롭 브래드퍼드의 질문에 난 더 이상 던지지 않는다고 말하며 선수들은 은퇴 같은 걸 하지 않는다. 그냥 안 하는 것뿐이다. 은퇴라는 단어 자체를 없애자고 했다. 이어 은퇴는 군 복무를 하고 65세까지 일한 사람들을 위한 말이라며 그런 사람들은 은퇴할 자격이 있지만 운동선수에게는 해당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켈리는 공식적으로 은퇴를 선언하지는 않았지만, 그의 발언을 종합하면 메이저리그 커리어가 끝났음을 시사하는 대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미국 매체 야후스포츠는 다저스 구단으로부터 켈리의 복귀와 관련한 어떤 신호도 없었고, 여기에 더해 LA가 강속구 불펜 에드윈 디아스를 2년 계약으로 영입하면서 그의 복귀 가능성은 더욱 희박해졌다고 분석했다.

켈리는 최근 신시내티 레즈와의 와일드카드 시리즈에서 시구자로 마운드에 오르며 팬들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현역 선수로서의 마지막 무대가 될 수 있다는 해석도 뒤따랐다.

조 켈리는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메이저리그 생활을 시작해 보스턴 레드삭스를 거쳤고, 2018년 자유계약선수 신분으로 다저스에 입단했다. 이후 2022년 시카고 화이트삭스로 이적했으나, 2023년 트레이드를 통해 다시 다저스로 돌아왔다.

그는 다저스에서 총 다섯 시즌 동안 불펜 투수로 활약하며 팀의 핵심 조각 역할을 수행했다. 특히 2020년에는 월드시리즈 우승을 경험하며 커리어의 정점을 찍었다. 다저스 소속으로 남긴 성적은 161경기 출전, 9승 5패, 평균자책점 3점대 초반이다.

전성기 시절 켈리는 최고 시속 102마일을 넘나드는 강속구를 앞세운 우완 파이어볼러로 명성을 떨쳤다. 30대 중반에 접어든 2024년 시즌에도 최고 시속 98마일을 기록하며 여전히 경쟁력이 있음을 보여줬다.

그러나 2024시즌 종료와 함께 다저스와의 계약이 만료된 이후 부상 문제와 맞물려 새 팀을 찾지 못했고, 결국 2025시즌을 통째로 쉬게 됐다. 이 공백이 그의 현역 생활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켈리는 그동안 다저스 복귀에 대한 애정을 여러 차례 드러내 왔다. 지난 1월에는 LA에 남고 싶지 않느냐는 질문에 당연하다. 다른 곳에서 뛰게 된다면 내 어깨 탓일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또 지난 6월 한 팟캐스트에서는 건강하게 돌아온다면 단 한 팀에서만 뛰고 싶다. 그 팀은 다저스라고 강조했다.

다저스 유니폼에 대한 애정과 달리 현실의 벽은 높았다. 켈리의 발언은 공식 선언은 아니지만, 오랜 시간 메이저리그 마운드를 지켜온 한 투수가 조용히 무대를 내려오고 있음을 보여주는 장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