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까지 위협한 송성문의 격한 감정 표출…설종진 감독의 시각은?

"팬들이 질타할 문제인지는 잘 모르겠다."

키움 히어로즈 설종진 신임 감독은 동료가 다칠 뻔한 송성문의 과격한 화풀이 장면에 대해, 팀을 위한 간절함에서 비롯된 행동이라며 주장을 감쌌다.

키움은 지난 28일 감독대행 역할을 맡고 있던 설 감독과 2년 총액 6억 원 조건으로 정식 계약을 체결했다. 이어 29일 고척스카이돔에서 공식 취임식을 열고, 희생과 도전의 가치를 강조하며 미래 구상을 밝혔다. 그러나 내년 시즌을 앞두고 상황은 녹록지 않다. 에이스 안우진이 복귀를 눈앞에 두고 어깨 부상을 당해 수술을 받으면서, 내년 전반기 막판에서야 복귀가 가능할 전망이다. 그것도 순조롭게 재활이 진행될 경우에나 가능한 일이다.

여기에 송성문 변수도 있다. 지난해부터 기량이 만개한 그는 키움과 6년 총액 120억 원의 비FA 다년 계약을 맺었지만, 올 시즌 후에는 포스팅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을 추진하겠다고 선언했다. 만약 빅리그에 진출하게 되면 계약은 자동으로 해지된다. 인지도는 아직 높지 않지만, 최근 보여준 퍼포먼스만 놓고 보면 김하성(애틀랜타), 김혜성(LA 다저스)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설 감독은 이 부분에 대해 "생각하기 싫은 문제"라며 말을 아꼈지만, "만약 그렇게 된다면 마무리 캠프부터 치열한 내부 경쟁이 시작될 것"이라며 대안을 강조했다.

논란이 된 장면은 28일 삼성전에서 발생했다. 5회 2사 1,2루 기회에서 헛스윙 삼진을 당한 송성문은 분노를 참지 못하고 방망이를 땅에 내리쳐 부러뜨렸다. 여기까지는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이지만, 그는 거기서 그치지 않고 배트를 더그아웃 방향으로 던졌고, 공교롭게 방향이 빗나가 대기 타석에 있던 임지열이 맞을 뻔하는 아찔한 상황까지 벌어졌다. 더그아웃에 들어간 뒤에도 헬멧을 내던지며 격한 감정을 표출했다.

최다안타와 득점 타이틀을 노리던 상황에서 11타수 연속 무안타에 빠진 데다, 신인 투수를 상대로 삼진을 당한 것이 분노를 촉발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주장이자 간판 선수로서 필요 이상의 감정 표현이었다는 점은 분명하다.

설 감독은 취임식에서 “홈에서 꼭 이기고 싶은 간절한 마음이 표현된 것”이라며 “팀을 위한 분노를 드러낼 수 있는 선수도 필요하다”고 두둔했다. 이어 “그런 행동까지 내가 모두 자제시킬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팬들의 시선은 다르다. 최근 야구장에는 어린이 팬들도 많고, 젊은 선수들이 주축인 팀 특성상 주장 한 명의 행동이 팀 분위기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에 대한 질문에 설 감독은 “팬들이 질타할 문제인지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다만 “팬들과 선수들이 거부감을 느낀다면 베테랑 선수들과 상의해 보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