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만 생각했다” 조성환 대행의 마지막 고백, 그리고 선글라스를 벗은 이유

두산 베어스의 새 감독 발표와 함께, 잊지 말아야 할 또 한 명의 지도자가 있다. 바로 위기에 빠진 팀을 단단히 추슬렀던 조성환(49) 전 감독대행이다.

두산은 20일 “제12대 감독으로 김원형 야구 대표팀 투수 코치(53)를 선임했다. 계약 규모는 2+1년 최대 20억 원(계약금 5억 원, 연봉 각 5억 원)”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이번 감독 선임 과정은 심도 있었다. 두산은 총 3명의 후보 중 2명을 압축해 두 차례 면접을 진행했고, 내부 평가를 거쳐 그룹 최종 재가를 받았다. 최종 후보 중 한 명이 바로 조성환 대행이었다.

이승엽 전 감독이 사임한 뒤 6월 3일 지휘봉을 잡은 조 대행은 곧바로 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베테랑들에게도 예외 없이 경쟁을 요구했고, 젊은 선수들에게 과감히 기회를 줬다. “실수는 괜찮지만 망설이면 안 된다. 준비된 선수를 기용하겠다”는 그의 원칙 아래 두산은 다시 살아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 결과 팀은 끈끈한 경기력을 되찾았다. 9위로 사실상 가을야구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매 경기 총력전을 펼쳤다. 조 대행은 “이길 기회가 있으면 잡아야 한다. 144경기 모두 최선을 다해야 팬들에 대한 도리”라며 프로의 자세를 강조했다.

조 대행은 신예들에게 기회를 주며 팀의 미래를 그렸다. 박준순, 최민석 등 젊은 선수들의 성장은 그의 믿음 덕분이었다. 이름값보다 실력을 우선시한 결과였다.

두산 팬들은 성적보다 ‘내일이 기대되는 야구’를 보여준 조성환 대행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그는 “조금 더 잘했어야 하는데 부족했다. 팬들에게 감사드린다”며 겸손하게 소회를 전했다.

2018년부터 두산 코치로, 그리고 한화에서의 경험까지 쌓아온 조성환. 올 시즌 그는 “준비된 감독”으로서 충분히 자신의 색을 보여줬다. 비록 정식 감독이 되지는 못했지만, 두산의 내일을 위한 토대를 닦은 지도자로 기억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