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강백호 대전’ 성사될까…MLB도 인정한 재능, 김태형의 선택은?”

한국시리즈 무대에서 산전수전을 다 겪은 명장 김태형 감독을 영입한 롯데 자이언츠.
그러나 기대와 달리 올해도 또 한 번의 실망스러운 시즌을 보냈다.

김 감독 부임 전인 2023년 롯데는 7위였다.
부임 첫해인 지난해도 7위, 그리고 2년 차인 올해 역시 7위.
승률도 거의 비슷하다.

지난해의 7위와 올해의 7위는 어감이 다르다.
지난해는 ‘첫 해’라는 이유로 어느 정도의 허니문 기간이 있었다.
특히 야수진에서는 체질이 바뀌는 긍정적인 변화도 있었다.
젊은 선수들이 주전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고,
이들이 계속 성장한다면 ‘리그 최강 타선’으로 도약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생겼다.

하지만 올해의 7위는 완전히 다른 의미다.
시즌 초반만 해도 LG·한화와 함께 3강 체제를 구축하며
포스트시즌 진출이 확실시되는 듯했다.
그러나 8월 초 악몽 같은 12연패로 순위가 추락했고,
결국 8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라는 뼈아픈 결과를 맞았다.

마운드에서는 몇몇 유망주를 발견했지만,
젊은 타자들의 성장세는 오히려 뒷걸음질쳤다.
팬들의 실망감은 커졌고,
김태형 감독이 부임 3년 차를 맞는 내년 시즌은 **‘성적 압박의 해’**가 될 수밖에 없다.

현재 롯데는 마무리캠프에서 집중 훈련을 예고한 가운데,
외부 FA 시장에도 눈을 돌리고 있다.
김태형 감독 부임 후 롯데는 대형 FA 영입이 없었다.
2023년을 앞두고 유강남·노진혁·한현희에게 총액 170억 원을 투자하면서
샐러리캡이 이미 한계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김 감독 역시 ‘취임 선물’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출발했다.

하지만 내년은 다르다.
반드시 포스트시즌 진출이 목표인 만큼,
구단이 다시 시장에 뛰어들 가능성이 높다.

샐러리캡 한도가 상향 조정되면서
‘FA 한 명 정도는 충분히 영입할 여력’이 생겼고,
여기에 ‘래리 버드 룰’이 도입돼
프랜차이즈 스타의 연봉 50%만 샐러리캡에 반영되는 호재까지 생겼다.

이에 따라 롯데가 유격수 보강을 위한 박찬호,
혹은 장타력 보강을 위한 강백호에 관심을 가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물론 두 선수를 모두 잡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롯데는 대기업 모그룹을 두고 있지만,
최근 업황이 좋지 않아 한화처럼 과감하게 투자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따라서 FA 영입은 매우 신중하게 접근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강백호의 경우 수비 포지션이 고민거리다.
어느 포지션에서도 ‘평균 이상’이라는 평가를 받기 어렵고,
기존 라인업과의 조합도 문제다.

김태형 감독은 현재 정확도가 강점인 외국인 타자 빅터 레이예스를 신임하고 있다.
우익수 자리는 윤동희가 맡고 있고,
지명타자 자리에는 여전히 전준우가 버티고 있다.
강백호를 외야로 돌리면 수비가 흔들리고,
결국 1루수 기용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1루에는 나승엽이라는 변수가 있다.
제대 후 첫 시즌(2023년)에 타율 0.312, 7홈런, 66타점으로 가능성을 보였지만,
올해는 타율 0.229, 9홈런, 44타점으로 하락했다.

김 감독은 시즌 중 “너무 장타만 노린다”며
타격 어프로치 수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나승엽은 공격뿐 아니라 수비에서도 흔들리며
시즌 막판 선발 라인업에서 빠지기도 했다.
김태형 감독의 꾸준한 질책을 받은 만큼,
이번 마무리캠프는 그의 커리어에 있어 중대한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롯데가 외국인 타자를 외야수로 유지하면서
강백호를 영입한다면,
이는 곧 나승엽에게 위기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반대로 나승엽이 확실히 성장세를 보여준다면
굳이 강백호 영입전에 뛰어들 필요는 없다.
그 자원을 박찬호 영입으로 돌리는 것이 현실적 선택이 될 수도 있다.

물론 외국인 선수 구성, 포지션 조정 등 변수는 많다.
하지만 분명한 건 하나다.
나승엽이 기대만큼 성장했다면 강백호는 ‘필요한 카드’가 아니었을 것이다.

결국 내년 시즌,
롯데의 방향키는 나승엽의 손에 달려 있다.
김태형 감독과 함께 마무리캠프를 시작하는 그는
‘김태형호 3년 차’ 롯데의 미래를 결정지을 중요한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