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대표팀 발탁 가능성 있을까…“WBC 대비 포괄적으로 준비”

류현진(한화 이글스)이 16년 만에 다시 태극마크를 달고 마운드에 오를 가능성이 열렸다. 류지현 한국 야구대표팀 감독이 직접 그 가능성을 언급하며 팬들의 기대감을 자극했다.

대표팀은 2일 고양 국가대표 야구훈련장에서 소집된 뒤 본격적인 담금질에 들어갔다. 이후 4일부터는 고척스카이돔으로 이동해 두 차례 훈련을 이어갔다.

훈련의 성과는 곧바로 경기력으로 이어졌다. 한국은 7일 열린 체코와의 평가전 1차전에서 3-0으로 승리했고, 8일 2차전에서도 11-1로 대승을 거두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대표팀은 오는 11일 다시 훈련을 재개한 뒤 12일 일본으로 출국해 15~16일 도쿄돔에서 일본과 두 차례 평가전을 치를 예정이다.

이번 체코·일본과의 평가전은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대비하기 위한 일정이다. 대표팀은 실제 본선 조별리그에서 맞붙게 될 두 팀을 상대로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고 전력을 점검한다.

현재 대표팀 명단은 메이저리거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김하성(애틀랜타 브레이브스), 김혜성(LA 다저스) 등이 빠진 KBO리그 젊은 선수 위주로 구성됐다. 투수진은 특히 젊다. 엔트리에 포함된 18명 가운데 1998년생 손주영(LG 트윈스)이 가장 나이가 많을 정도다.

류지현 감독은 “도쿄돔이라는 큰 무대에서 경험이 부족한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고 싶었다”며 “젊은 선수들의 성장 가능성을 본 뒤, 최종 엔트리에는 경쟁력 있는 베테랑들도 고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 중심에는 류현진의 이름이 있다.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을 시작으로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2009년 WBC 준우승,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까지 — 그는 한국 야구의 황금기를 함께한 대표적인 에이스였다.

메이저리그 생활을 마친 뒤 지난해 KBO리그로 복귀한 류현진은 “국가대표로 다시 뛰고 싶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실제로 올해 한화 유니폼을 입고 26경기에 등판, 139⅓이닝을 소화하며 9승 7패 평균자책점 3.23을 기록했다. 여전히 정상급 투수임을 입증한 셈이다.

류현진의 마지막 WBC 출전은 2009년이었다. 이후 LA 다저스 입단 첫해(2013년)에는 팀 적응을 위해 불참했고, 2017년과 2023년 대회는 부상과 재활로 인해 나서지 못했다.

류지현 감독은 9일 고척스카이돔에서 “WBC 최종 명단은 최상의 전력으로 구성할 것”이라며 “변수가 생길 수도 있지만 류현진 같은 베테랑도 충분히 고려 대상”이라고 밝혔다. 이어 “내년 1월 사이판 전지훈련 명단에는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둘 것”이라고 덧붙였다.

16년 만의 복귀가 현실이 될지, 한국 야구 팬들의 시선이 류현진의 어깨에 모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