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네덜란드와 싸운 일본... 멕시코인들이 비 맞으며 응원한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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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열린 북중미 월드컵 F조 1차전에서 네덜란드와 2대2 무승부를 거둔 14일(현지 시각), 댈러스에서 1700㎞ 이상 떨어진 멕시코 과달라하라에서는 일본을 응원하는 함성이 가득했다.
일본-네덜란드전에 열리던 시각 과달라하라에는 폭우가 쏟아졌다. 일부 도로가 침수돼 차량 통행이 제한될 정도로 거센 비가 내렸다. 그러나 중심지에 위치한 과달라하라 대성당 앞 ‘자유 광장’에 마련된 ‘FIFA 팬 페스티벌’ 현장에는 수많은 멕시코 축구 팬이 모여 대형 전광판으로 경기를 지켜봤다.이들은 비가 내려도 아랑곳하지 않고 맥주를 마시고,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며 축제 분위기를 즐겼다. 현지 시각으로 일요일이라 어린 자녀를 데리고 나온 가족 단위 팬들도 눈에 띄었다.
특이한 점은 멕시코 팬들이 하나 같이 일본을 응원했다는 점이다. 네덜란드의 득점이 나올 때 탄식과 함께 “우~” 하는 야유가 쏟아진 반면, 일본이 골을 넣었을 땐 마치 멕시코 팀이 득점이라도 한 것처럼 팬들이 방방 뛰면서 환호성을 질렀다.
1대2로 패배할 뻔한 일본이 강호 네덜란드를 상대로 2대2 무승부로 경기를 마치자 “잘 싸웠다”며 박수 갈채가 쏟아졌다.
멕시코 팬들이 특별한 이해관계가 없는 일본 대표팀을, 그것도 미국에서 열린 경기를 비까지 맞아가며 열렬히 응원할 까닭은 무엇일까. 이는 멕시코 팬들이 지난 12일 한국과 체코 경기에서 한국을 응원한 이유와는 결이 다르다. 한국을 응원한 건 2018 러시아 월드컵 때 한국이 독일을 이긴 덕분에 멕시코가 스웨덴에 패하고도 16강에 진출했던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BTS 인기 등 한류 열풍 덕분에 한국에 대한 호감도가 큰 것이 영향을 미쳤다.
반면 일본을 응원한 건 상대 팀인 네덜란드에 대한 반감 때문이다. 멕시코는 2014 브라질 월드컵 16강전에서 네덜란드에 1대2로 패배해 탈락한 바 있다. 당시 후반 추가 시간에 네덜란드 아르옌 로번에게 페널티킥을 내주고, 클라스 얀 훈텔라르가 이를 성공시켰다. 당시 멕시코에선 로번에게 내준 페널티킥이 반칙이 아니었는데 오심으로 피해를 봤다는 인식이 강했다. 당시 소셜미디어 등에 “No era penal(페널티킥이 아니다)”이라고 올리며 반발했는데, 그때의 악감정이 지금까지 남은 것이다.현장에서 만난 멕시코 축구 팬 세바스티안(32)씨는 “우리는 당시에 경기를 도둑 맞았다고 느꼈다”며 “오늘 일본이 네덜란드를 이겼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았겠지만, 그래도 승리를 내주지 않고 선전해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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