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택도 “전성기 느낌” 감탄했지만… 류현진, 세월의 벽 넘지 못했다

류현진(38·한화)이 18년 만에 KBO 포스트시즌 마운드에 올랐지만 아쉬움을 남겼다. 2007년의 괴물은 아니었다. 다행히 팀은 승리했지만, 류현진에게는 씁쓸한 하루였다.

류현진은 21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3차전에 선발 등판해 4이닝 6피안타(2피홈런) 1볼넷 3탈삼진 4실점으로 부진했다. 타선과 문동주의 호투 덕분에 한화가 5-4로 이겼으나, 그의 투구 내용은 기대에 못 미쳤다.

2007년 이후 첫 가을야구 등판이었다. 1·2차전 선발들이 모두 무너진 상황에서 류현진에게 걸린 기대는 컸다. 시즌 종료 후 충분한 휴식도 가졌지만, 4이닝을 넘기지 못했다. 초반 구위는 전성기급이었다. 트랙맨 기준 포심 평균 144.7km/h로 시즌 평균보다 1km 이상 빨랐고, 체인지업 낙차도 예리했다. 박용택 해설위원은 “전성기 체인지업 같다”고, 차우찬 위원은 “페넌트레이스 때보다 강하다”고 평했다.

그러나 4회부터 구속이 떨어지며 제구가 흔들렸다. 디아즈에게 볼넷을 내준 뒤 김영웅에게 한가운데 체인지업을 던져 3점 홈런을 맞았고, 이어 김태훈에게 커브를 통타당해 솔로포를 허용했다. 결국 5회 시작과 함께 마운드를 내려갔다.

한화는 타선의 반격으로 류현진의 패전을 지웠고, 문동주가 4이닝 무실점으로 마무리하며 시리즈 2승1패로 앞섰다. 한화가 4차전에서 시리즈를 끝낸다면, 류현진에게는 한국시리즈에서 명예회복의 기회가 찾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