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 무릎 부상에도 55분 투혼…경기 후 사흘간 못 일어나

무릎 부상에도 현역 시절 내내 한국 축구를 위해 헌신했던 박지성은 지난 14일, 다시 한 번 팬들을 위해 그라운드에 섰다.

지난해 짧게나마 유니폼을 입고 팬들의 환호성을 들었던 그는, 1년간 꾸준히 몸을 만들어 마침내 ‘2025 아이콘매치: 창의 귀환, 반격의 시작’ 무대에 선발로 나서 55분을 소화한 뒤 교체됐다. 무릎 상태를 고려하면 45분 이상을 뛰었다는 사실만으로도 기적 같은 일이었다.

한국 축구의 레전드 박지성은 선수 시절 내내 무릎 부상에 시달렸다. 2003년 연골판 제거 수술, 2007년 연골 재생 수술을 받은 뒤로 단 한 번도 완전한 상태가 아니었다. 네덜란드 PSV 에인트호번 시절엔 “사흘은 쉬어야 주말 경기에 나설 수 있었다”는 현지 보도가 나올 정도였다.

대표팀과 클럽을 오가며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는 동안 그는 무릎에 찬 물을 주사기로 빼내며 뛰어야 했다. 그렇게 몸을 희생하며 한국 축구에 헌신한 끝에 그는 레전드로 남았지만, 평생 무릎을 관리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실제로 지난해 아이콘매치 전에는 “뛸 수 없는 몸”이라며 “무릎에 무리가 가면 바로 붓고 물이 찬다”고 고백한 바 있다. 당시엔 코치로 참여하다 후반 막판 교체로 들어와 잠깐 뛴 것만으로도 팬들에게 감동을 줬다.

올해는 달랐다. 팬들의 환호에 힘입은 그는 스스로 몸을 만들어 선발로 경기에 나서기로 결심했다. 경기장을 찾은 관중들은 20년 전 태극마크를 달고 그라운드를 누비던 그의 모습을 떠올리며 환호했다.

그러나 무릎은 여전히 문제였다. 하프타임을 앞두고 절뚝이며 라커룸으로 들어간 그는 교체 이후 벤치에서 얼음팩으로 아이싱을 해야 했다. 경기 후에도 “붓겠지? 아마 2주 동안 절뚝거리며 다녀야지”라며 웃어 보였다.

박지성은 다시 한 번 자신의 몸을 희생하며 팬들에게 선물을 안겼다. 한국 축구의 ‘영원한 주장’다운 선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