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엔 휴식, 한화엔 공백… 비가 바꾼 PO 2차전 흐름”

와일드카드(WC) 결정전부터 치른 삼성 라이온즈가 ‘가을비’ 덕분에 달콤한 휴식을 하루 더 얻게 됐다.

지난 3일 정규시즌 최종전을 치른 뒤 열흘 넘게 쉰 한화 이글스는 경기가 또 미뤄지며 경기 감각 저하를 우려하게 됐다.

17일 오후 6시 30분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릴 예정이던 삼성과 한화의 2025 신한 쏠뱅크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PO·5전 3선승제) 1차전은 비로 취소됐다.

이날 오후 4시부터 대전 지역에 비가 내리기 시작했고, 시간이 갈수록 빗줄기가 굵어졌다. 오후 6시 무렵 잠시 약해지는 듯했으나 곧 다시 강하게 내리면서 결국 경기가 열리지 못했다.

그라운드 상태와 기상 상황을 지켜보던 경기 감독관은 저녁 내내 이어질 비 예보를 고려해 취소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PO 일정은 하루씩 순연된다.

정규시즌 4위로 WC 결정전부터 나선 삼성에는 반가운 비다.

삼성은 5위 NC 다이노스와의 WC 결정전에서 1차전을 잡으면 준플레이오프(준PO·5전 3선승제) 진출 티켓을 얻을 수 있었지만, 패배하며 2차전까지 가서야 준PO에 올랐다.

하루를 쉰 뒤 준PO에 돌입한 삼성은 SSG 랜더스를 3승 1패로 제압하며 PO에 진출했다. 지난 14일 준PO 4차전에서 SSG를 5-2로 꺾은 삼성은 이틀을 쉬고 PO를 준비했는데, 비로 인해 하루를 더 쉬게 됐다.

경기 취소 전 박진만 삼성 감독은 “준PO를 4차전에서 끝내 여유가 생겼다. 선발들이 긴 이닝을 던져 불펜 소모도 크지 않았다. 투수 쪽 체력 열세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틀간의 휴식으로도 피로는 덜하지 않았을 터라, 하루 더 쉬는 건 삼성 입장에선 확실한 호재다.

PO 1차전 선발로 예고된 헤르손 가라비토가 하루 더 쉬고 나서는 것도 긍정적이다.

가라비토는 7일 WC 2차전에 구원 등판해 1⅓이닝을 던졌고, 사흘 뒤인 11일 SSG와의 준PO 2차전에 선발로 나섰다.

삼성은 준PO를 거치며 타격감이 살아난 상태라 리듬이 잠시 끊긴 점은 아쉬울 수 있지만, 큰 경기를 연달아 치른 만큼 하루 더 쉬는 게 전반적으로 유리하다.

박 감독은 “야수들이 체력적으로 부담이 있을 수 있다”고 다소 우려를 드러내기도 했다.

한편 시즌 막판까지 1위 경쟁을 이어가던 한화는 충분한 휴식을 취하며 체력적 우위를 갖췄지만, 비로 인해 이틀 더 기다리게 되면서 그 이점이 줄어들었다.

정규시즌 2위로 PO에 직행한 한화는 3일 KT 위즈와의 시즌 최종전 이후 약 2주 동안 실전을 치르지 못했다.

투수진은 체력을 비축했겠지만, 타자들의 경기 감각이 떨어진 것은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한화의 PO 엔트리에는 가을야구 경험이 적은 선수들이 많다. 결국 타자들이 얼마나 빨리 타격감을 되찾느냐가 한화의 성패를 가를 관건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