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은 34세! 이제 늙었어” 해외서 흔들리는 멕시코의 유일한 희망, 韓 캡틴 노쇠화에 기대 건 개최국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을 앞두고 개최국 멕시코가 한국 축구의 간판 손흥민을 두고 묘한 기대 섞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해외에서 연일 부정적인 평가에 시달리는 멕시코가 한국 에이스의 ‘노쇠화’를 변수로 삼으며 조별리그 승부의 실마리를 찾고 있다는 분석이다.

멕시코 매체 멕시코 뉴스 데일리는 지난 13일(한국시간)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전력 분석을 통해 한국을 주요 경계 대상으로 꼽았다. 이 매체는 한국의 조직력과 유럽 무대에서 활약 중인 핵심 자원들을 높게 평가하면서도, 논점의 중심을 손흥민에게 맞췄다.

매체는 “손흥민은 스피드에 크게 의존하는 유형의 선수”라며 “34세라는 나이에 접어들면서 예전과 같은 폭발력을 유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1992년생인 손흥민은 월드컵 개막 시점에 만 34세가 된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멕시코, 남아프리카공화국, 그리고 유럽 예선 플레이오프 패스 D조 승자(덴마크·북마케도니아·체코·아일랜드 중 1팀)와 함께 A조에 편성됐다. 한국은 내년 6월 12일 유럽 플레이오프 승자와의 첫 경기를 시작으로, 6월 19일 멕시코, 6월 25일 남아공과 차례로 맞붙는다.

개최국 멕시코 입장에서 조별리그의 분수령으로 꼽히는 경기는 단연 한국전이다. 조 추첨 이후 멕시코 언론은 경쟁국 분석에 집중해 왔고, 한국에 대해서는 “세계 최고 리그에서 경쟁력을 증명한 선수들이 즐비하다”고 평가했다.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등 유럽 빅클럽 소속 선수들의 이름도 빠지지 않았다.

그 중심에는 역시 손흥민이 있었다. 매체는 “토트넘 홋스퍼에서 10시즌 동안 127골을 기록하며 프리미어리그의 전설로 자리 잡은 선수”라며 “현재는 LAFC 소속으로 여전히 한국의 키 플레이어”라고 소개했다.

다만 멕시코 언론이 반복적으로 강조한 단어는 ‘나이’였다. 체력과 투지는 여전히 위협적이지만, 스피드 의존도가 높은 플레이 스타일상 나이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멕시코가 기대하는 시나리오는 손흥민의 순간적인 폭발력과 결정력이 예전 같지 않다면 한국의 공격력 역시 자연스럽게 낮아질 수 있다는 계산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계심을 완전히 거두지는 못했다. 멕시코 뉴스 데일리는 “만약 손흥민이 여전히 마법 같은 플레이를 보여준다면, 이번 월드컵이 그의 마지막 메이저 대회가 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한국은 토너먼트 막판까지 진출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기대와 두려움이 공존하는 평가였다.

이 같은 시선은 멕시코 대표팀이 처한 현실과도 맞닿아 있다. 최근 해외 매체들의 멕시코 평가 역시 냉정하다. 미국 축구 레전드 랜던 도노반은 인터뷰를 통해 “현재 멕시코 축구는 과거의 강함과는 거리가 있다”며 “명확한 리더십과 뚜렷한 플랜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멕시코는 최근 A매치에서 기대 이하의 경기력을 반복하고 있다.

멕시코 뉴스 데일리 역시 “이번 월드컵에서 멕시코는 더 이상 강팀으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며 “유럽 빅클럽에서 꾸준히 주전으로 뛰는 선수들이 부족하다”고 인정했다. 지난해 11월 우루과이와의 평가전에서 0-0으로 비긴 뒤 홈 팬들로부터 야유를 받은 장면은 현지 분위기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결국 해외 매체들의 부정적인 시선 속에서 멕시코가 붙잡은 유일한 희망은 상대 에이스의 ‘노쇠화’다. “손흥민은 34세, 이제 늙었다”는 희망 섞인 계산이 현실이 될지, 아니면 또 한 번의 착각으로 끝날지는 북중미 월드컵 무대에서 직접 증명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