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야유 속에서도 ‘소신 발언’… “낯설지 않았다, 오신 팬들께 감사드린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로스앤젤레스 FC)은 역시 달랐다.
패배의 여운 속에서도 그는 끝까지 팀을 먼저 생각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파라과이와의 A매치 평가전에서 2-0으로 승리했다. 지난 10일 브라질전 0-5 완패의 충격을 털어내고, 홈에서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이날 홍명보 감독은 대대적인 로테이션을 단행했다. 브라질전 선발 11명 중 손흥민, 황인범, 김민재 세 명만이 연속 출전했다. 손흥민은 원톱으로 선발 출전했지만 슈팅 없이 전반만 소화하고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됐다. 경기 전에는 그의 한국 A매치 최다 출전 기념행사가 열려 의미가 더해졌다.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손흥민은 “브라질전 대패 이후 선수들이 위축될 수 있었지만, 주어진 기회를 잘 살려준 동료들에게 주장으로서 고맙다”며 “해야 할 일을 해냈다는 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A매치 최다 출전 기념행사에 참석한 차범근 전 감독에 대해서는 “어릴 때부터 존경해온 분과 같은 경기장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어 큰 영광이었다. 직접 축하를 전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최근 풀타임 출전이 줄어든 점에 대해서는 “감독님께서 미리 교체 계획을 말씀해주셨다. 나는 언제든 풀타임을 뛸 수 있는 몸 상태다. 다만 시즌 중이라 감독님의 배려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경기에는 2만 2,206명의 관중이 입장했다.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A매치 중 여섯 번째로 적은 관중 수이자, 코로나 이후 최소 관중 기록이다. 손흥민이 이 경기장에서 뛴 A매치 중에서도 가장 적은 수치였다.

하지만 손흥민은 “낯설다기보다는 오신 팬분들께 감사하다”며 “재밌고 멋진 축구를 하면 팬들이 다시 경기장을 찾아주실 거라 믿는다. 추석 연휴가 끝난 직후라 여러 사정이 있었을 것이다. 우리가 더 책임감을 갖고 좋은 경기를 보여드리면 된다”고 담담하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