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계시를 받았다”던 86억 거물, 7경기 만에 은퇴…29년 만에 전해진 안타까운 근황

일본프로야구(NPB) 한신 타이거스에서 뛰었던 마이크 그린웰이 세상을 떠났다. 향년 62세.
한신을 떠난 지 29년 만에 전해진 비보에, 그의 이색적인 과거 행적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일본 매체 풀카운트는 10일(한국시간) “보스턴 레드삭스 구단 명예의 전당 헌액자 마이크 그린웰이 갑상선암 투병 끝에 별세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의 종합병원에서 생을 마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86억 계약 후 7경기 만의 은퇴”…‘신의 계시’ 남긴 사나이

그린웰은 1982년 메이저리그 신인 드래프트에서 보스턴 레드삭스의 3라운드 지명을 받고 입단했다.
1996년까지 보스턴 한 팀에서만 뛰며 통산 1269경기, 타율 0.303(4623타수 1400안타) 130홈런 726타점 80도루, 출루율 0.368·장타율 0.463·OPS 0.831을 기록했다.
두 차례 올스타, 한 차례 실버슬러거에 선정됐고, 1986년 월드시리즈 준우승 멤버로도 이름을 남겼다.

평범한 명문팀 출신 선수처럼 보이지만, 일본 언론이 그를 주목한 이유는 바로 한신 시절의 ‘기이한 은퇴’ 때문이다.

1996시즌 종료 후 그린웰은 한신 타이거스와 2년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규모는 매년 기본급 200만 달러, 인센티브 100만 달러 등 총액 600만 달러(약 86억 원)에 달했다.
이는 당시 한신 구단 역사상 최고액이었고, 구단은 그에게 고베의 고급 아파트까지 제공했다.

하지만 동행은 믿기 힘들 만큼 짧았다.
1997년 1월 일본에 입국해 스프링캠프에 참가했지만, 결혼기념일을 맞아 미국으로 잠시 귀국했다가 허리 부상을 당했다.
결국 시즌 개막이 한참 지난 5월 3일이 돼서야 복귀했고, 7경기에 출전해 타율 0.231(26타수 6안타)·OPS 0.656을 기록했다.

이후 또다시 부상으로 이탈한 그는 돌연 “야구를 그만두라는 신의 계시를 받았다”는 말과 함께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당시 일본 팬들과 언론을 충격에 빠뜨린 명언이었다.

 사업가로의 변신, 그리고 마지막 소식

풀카운트는 “그린웰은 한신을 떠난 후 미국에서 NASCAR(나스카) 레이싱 관련 활동과 유원지 사업으로 성공을 거뒀다”고 전했다.
야구 인생은 짧았지만, 은퇴 이후에도 활발한 사업가로 제2의 인생을 살았다.

한신 팬들 역시 그의 갑작스러운 부고에 애도의 뜻을 전했다.
라이브도어뉴스 등 일본 주요 매체 댓글란에는 “절대 잊지 않겠다”, “한신 팬으로서 실망스러웠지만 평안하길 바란다”,
“7경기뿐이었지만 그는 여전히 기억에 남는 선수였다”는 반응이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