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감독 향한 메시지? ‘골프채 세리머니’ 이청용의 의미심장 발언”

이청용(35·울산HD)이 필드 위에서 ‘골프채’를 들었다. 경기 후 세리머니의 의미를 길게 설명하진 않았지만,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솔직하게 말하겠다는 뉘앙스를 남겼다.

울산은 18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광주FC와 ‘2025 하나원큐 K리그1’ 정규리그 최종전(33라운드)을 치렀다.

이날 울산에는 승리가 꼭 필요했다. 10월 A매치 기간 중 전격 발표된 신태용 감독의 경질 이후 구단을 둘러싼 논란과 소문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지휘봉은 노상래 감독대행에게 넘어갔지만, 경기 전까지도 여러 언론을 통해 잡음이 계속됐다.

노상래 감독대행 체제의 울산은 포백 전술로 돌아섰고, 전반부터 광주를 몰아붙였다. 오랜만에 돌아온 정우영이 중원에서 활력을 불어넣었고, 후반 교체로 투입된 이청용은 공격 전개에 리듬을 더했다.

후반 중반, VAR 끝에 상대 파울로 동점골이 취소된 직후 울산이 페널티킥을 얻었다. 키커로 나선 이청용은 침착하게 골문 왼쪽 구석을 찔러 넣으며 쐐기골을 기록했다.

골 직후 그는 동료들과 환호한 뒤, 잔디 위에서 골프 스윙 동작을 했다. 최근 구단을 뒤흔든 ‘골프 루머’를 떠올리게 하는 장면이었다. 경기가 끝난 뒤 팬들에게 사인볼을 던지며 다시 한 번 같은 세리머니를 하자, 현장은 묘한 긴장감과 함성으로 뒤섞였다.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 등장한 이청용은 주장단 조현우·김영권과 함께 취재진 앞에 섰다.
그는 “중요한 경기에서 팀이 하나가 돼 승리할 수 있어 정말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신태용 감독의 폭로 이후 어떤 분위기로 준비했는가’라는 질문에 이청용은 “모두가 하나가 돼서 일주일 동안 잘 준비했다. 그 결과가 오늘 경기로 이어진 것 같다”며 팀워크를 강조했다.

이날 울산 주장단에게는 공통된 질문이 이어졌다. 신태용 전 감독의 발언 이후 선수단의 침묵이 길어지며 ‘누가 진실을 말하고 있는가’에 대한 외부 시선이 쏠렸기 때문이다.

이청용은 잠시 생각을 멈춘 뒤 이렇게 말했다.
“울산과 울산을 사랑하는 팬들에게 누가 더 진실한지는 나중에 알게 될 겁니다. 우리는 지금 이 팀에 남아 있는 선수로서 남은 경기들에 집중해야 합니다. 부끄러운 목표(잔류)를 달성한 뒤, 말할 기회가 오면 그때 이야기하겠습니다.”

조현우 역시 “저도 같은 생각이다. 지금은 경기에만 집중할 때다. 시즌이 끝나면 말할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영권도 “지금은 우리가 말할 시기가 아니다. 일단 잔류라는 현실적인 목표부터 완수해야 한다. 팬분들이 조금만 기다려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골프채 세리머니’의 의미를 다시 묻자, 이청용은 미소를 지으며 짧게 답했다.
“아까 말씀드린 것에 다 포함돼 있습니다.”

이청용의 말은 짧았지만, 여운은 길었다.
그의 ‘골프채 세리머니’가 단순한 유머였는지, 혹은 무언의 메시지였는지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이청용은 확실히 — 말 대신 ‘세리머니’로 전하고 싶었던 게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