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를 깎아야…' KIA 풀어야 할 또 하나의 실타래, 김도영의 '연봉'

KIA 타이거즈가 올겨울 해결해야 할 난제가 한꺼번에 몰렸다. 리그에서 가장 많은 6명의 선수가 FA 시장에 나섰고, 외국인 에이스 제임스 네일의 메이저리그 복귀설까지 거론되고 있다. 여기에 팀 간판으로 성장한 김도영의 연봉 협상도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구단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김도영은 지난 1월 2025시즌 연봉을 기존 1억 원에서 5억 원으로 올렸다. 무려 400% 인상된 금액으로, 이는 이정후가 세웠던 프로 4년 차 최고 연봉 기록을 뛰어넘은 수준이었다. 동시에 양현종과 최지민이 기록했던 KIA 구단 역대 최고 인상률까지 넘어섰다. 2024시즌 MVP이자 팀의 통합 우승 주역이라는 평가가 반영된 결과였다. 당시 심재학 단장 역시 “잡음 없이 순조롭게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 겨울의 분위기는 전혀 다르다. 김도영은 2025시즌 고작 30경기 출전에 그쳤다. 3월·5월·8월에 걸쳐 양쪽 햄스트링을 번갈아 다치며 시즌 내내 부상에 시달렸기 때문이다. 타율 3할을 넘기고 OPS 0.943을 기록하며 존재감은 보여줬지만 규정타석과는 거리가 멀었다. 팀 역시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자연스럽게 연봉 삭감은 피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문제는 삭감 폭이다. 일반 계약 선수 중 김도영처럼 큰 폭의 연봉 인상 직후 부상으로 인해 크게 삭감된 사례는 거의 없다. 선수 가치와 팀 내 상징성을 고려하면 과도한 삭감은 부담스럽다. 김도영이 부상 속에서도 몸을 아끼지 않고 뛰었다는 점, 여전히 팀 내 가장 강력한 마케팅 효과를 가진 선수라는 점도 구단이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이유다.

반면 형평성 문제도 존재한다. 선수의 잦은 부상을 ‘관리 책임’의 일환으로 평가할지 여부도 논의될 수 있다. 조건이 까다로운 만큼 구단 역시 명확한 기준을 잡기 쉽지 않다. 심재학 단장은 “아직 주요 선수들의 연봉 협상에 들어가진 않았다”며 “일단 성적에 맞게 책정하는 것이 원칙 아니겠느냐”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KIA는 FA 협상, 외국인 선수 구성, 내부 연봉 조정까지 동시에 처리해야 하는 종합적인 겨울을 맞이한 셈이다. 김도영의 연봉 책정은 단순한 숫자 문제를 넘어 구단 철학과 향후 운영 방향을 가늠할 중요한 신호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