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배구 '몽골 듀오'의 다른 선택…인쿠시, V리그 진출 도전

최근에는 김연경이 감독을 맡은 예능 프로그램 ‘신인 감독 김연경’에서 필승 원더독스의 핵심 공격수로 활약하며 큰 주목을 받았다. 예능이었지만 실제 경기력만큼은 진지했고, 인쿠시는 외국인 선수 콘셉트의 팀에서 확실한 존재감을 보여주며 배구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그러나 그가 꿈꾸는 V리그 도전은 현실의 벽을 마주하고 있다. 고교 시절 함께 뛰었던 김다은(한국도로공사), 이주아(GS칼텍스)가 신인 드래프트를 통해 프로무대에 입성한 것과 달리, 인쿠시는 몽골 국적이라는 이유로 대학 진학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현재 규정상 신인 드래프트에는 한국 국적 선수만 참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쿠시가 프로로 향할 수 있는 길은 크게 두 가지다. 아시아쿼터를 통해 입단하거나, 귀화를 통해 신인 드래프트 자격을 얻는 방법이다. 인쿠시는 지난 4월 아시아쿼터 드래프트에 도전했지만 지명을 받지 못했다. 시즌 중 부상자가 발생하면 대체 선수로 선택될 가능성도 있지만, 아직 성장 단계인 유망주라는 점에서 경쟁을 뚫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내년부터 아시아쿼터 제도가 드래프트 방식에서 자유계약 방식으로 바뀌는 것도 부담이다. 클럽들이 더 즉시 전력감을 우선적으로 찾게 되면서 진입 장벽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여기에 국내 체류 유학생 선수들을 대상으로 검토되던 ‘홈그로운 제도’가 사실상 무산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인쿠시가 기대할 수 있는 선택지도 줄어들었다.

현 시점에서 그가 프로 무대로 향하려면 특별귀화나 일반귀화를 통해 국적을 취득하는 방법이 가장 현실적이다. 실제로 몽골 출신 염어르헝도 귀화를 거쳐 한국 국적을 얻은 뒤 2022-2023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페퍼저축은행에 지명되며 목표를 이룬 바 있다.

현재 잠시 귀국해 기말고사를 치르고 있는 인쿠시는 겨울방학에는 몽골 프로리그에서 뛰며 실전 감각을 이어갈 예정이다. 한국 무대를 향한 그의 도전은 계속되고 있지만, 넘어야 할 문턱도 여전히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