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은성-안치홍-엄상백-심우준-?…'3년 290억 투자' 한화가 올해도? FA 시장 '폭탄' 터지나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가 또다시 스토브리그의 중심에 설 조짐이다. 최근 몇 년간 한화는 ‘지갑을 연 구단’이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굵직한 영입을 이어오며 FA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었다. 그리고 이제는 그 흐름이 일시적인 투자가 아니라 ‘체질 변화’의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구단 내부에서는 이미 “2025년 겨울에도 큰 움직임이 있을 것”이라는 말이 흘러나온다.

한화의 FA 행보는 2022년 겨울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2022시즌 종료 후, 팀 리빌딩의 기틀을 다지기 위해 타격 중심축이 필요하다는 판단하에 LG에서 채은성을 6년 총액 90억 원에 영입했다. 당시만 해도 리빌딩 단계였던 한화가 대형 외부 FA를 품었다는 점에서 업계가 술렁였다. 이후 2023시즌 종료 후에는 롯데의 중심타자 안치홍을 4+2년 최대 72억 원에 데려오며 다시 한번 시장을 흔들었다.

두 시즌 연속 FA 대형 영입을 단행한 구단은 최근 KBO리그에서 찾아보기 어려웠다. 하지만 한화는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2024년 스토브리그에서도 과감하게 승부수를 던졌다. KT의 핵심 투수 엄상백과 4년 총액 78억 원, 그리고 내야 전천후 자원 심우준과 4년 총액 50억 원에 계약하며 투타 양면에서 대대적인 전력 보강에 성공했다.

결국 최근 3년간 한화가 외부 FA 영입에만 쏟아부은 금액은 무려 290억 원에 달한다. 단순히 지갑을 연 수준을 넘어, 명확한 청사진과 투자 방향성이 있었다는 평가다. ‘젊은 피’ 위주의 리빌딩으로는 한계가 있었다는 점을 인정하고, 경험 많은 베테랑과 중견 자원을 중심으로 전력을 안정화시킨 것이다.

그 결과는 확실하게 나타났다. 한화는 올 시즌 신구 조화가 완벽하게 맞물리면서 마침내 2006년 이후 19년 만에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았다. 오랜 기간 리그 하위권에 머물렀던 팀이 강팀으로 변모한 것은 단순한 ‘돈의 힘’만으로 설명할 수 없다. 새로 합류한 선수들이 빠르게 팀에 녹아들었고, 젊은 선수들이 그 옆에서 성장하며 시너지를 만들어냈다.

채은성과 안치홍이 중심타선에서 베테랑답게 득점 생산력을 책임졌고, 심우준은 수비에서 팀의 안정감을 높였다. 엄상백은 후반기 선발진의 중심으로 자리 잡으며 한화 마운드의 경쟁력을 끌어올렸다. 이런 구성의 밑바탕에는 구단의 ‘체계적인 FA 접근 방식’이 있었다. 단순히 이름값만 보고 영입한 것이 아니라, 팀 컬러와 전술적 밸런스에 맞춰 필요한 퍼즐을 하나씩 채워 넣은 것이다.

이제 팬들의 관심은 ‘한화가 내년에도 다시 한 번 FA 시장의 중심에 서게 될까’에 쏠린다. 구단 안팎에서는 “올해는 FA 영입보다 내부 FA 재계약과 외국인 선수 구성이 핵심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있지만, 한화의 최근 행보를 고려하면 예상을 뒤집는 빅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구단주와 프런트가 공통적으로 강조하고 있는 부분은 ‘이제는 투자에 걸맞은 지속 가능한 경쟁력 확보’다. 즉, 단기 성적보다 장기적인 상위권 구단으로의 도약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내부 육성과 외부 영입의 조화를 통해, 한화는 이제 단순한 ‘중하위권 반란팀’이 아닌 ‘명문 구단 재건의 실체’를 만들어가고 있다.

2000년대 중반 이후 한화 팬들에게 한국시리즈는 그저 먼 꿈이었다. 그러나 2025년 현재, 그 꿈은 현실이 됐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지난 3년간 흔들림 없이 추진된 과감한 FA 투자가 있었다.

이제 한화는 단순히 ‘돈을 쓰는 팀’이 아니라 ‘돈을 제대로 쓰는 팀’으로 진화하고 있다.
다가올 스토브리그에서도 한화의 행보는 FA 시장의 온도를 결정짓는 기준점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