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태 휴식, 삼성이 얻은 뜻밖의 여유…박진만 감독의 승부수는?

이러면, 최원태를 안 써도 되는 삼성이다.

대전에 내린 비가 한화 이글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운명을 바꿔 놓았다.
한화와 삼성의 플레이오프 1차전이 비로 취소됐다. 17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릴 예정이던 경기는 시작 1시간 전부터 내린 강한 비로 인해 일찌감치 취소 결정이 내려졌다.

이번 비는 양 팀의 향후 운명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일단 1차전 선발은 그대로 유지된다. 한화는 폰세, 삼성은 가라비토를 예고했던 그대로 18일로 하루 미뤄 치른다. 여기까지는 큰 변화가 없다.

문제는 19일에 열릴 2차전이다. 한화는 특별한 변동이 없다. 김경문 감독은 “변칙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폰세-와이스-문동주-류현진으로 이어지는 기존 로테이션을 그대로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삼성은 변화의 여지가 생겼다. 박진만 감독은 “17일 1차전이 정상적으로 열리면 2차전 선발은 최원태”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1차전이 비로 취소되며 삼성은 예상치 못한 ‘하루의 휴식’을 얻게 됐다.

이제 원태인을 2차전에 앞당겨 투입할 수도 있다.
원태인은 13일 SSG 랜더스와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 등판했었다. 당초 한화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 나설 예정이었지만, 비 덕분에 일정이 하루 밀리면서 2차전에 등판해도 5일 휴식 후 나갈 수 있게 됐다.

최원태는 SSG와의 준PO 1차전에서 완벽한 투구를 보여줬다. ‘가을만 되면 흔들린다’던 평판을 깨는 투구였다. 물론 이번에도 좋은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은 크지만, 단기전의 특성상 한 번 흔들리면 그대로 기세를 내줄 수도 있다.

정상적으로 경기가 진행됐다면, 원태인의 회복을 고려해 최원태를 그대로 2차전에 내보냈겠지만, 이제는 선택지가 생겼다. 단기전에서는 매 경기 결승전처럼 운영해야 한다. 이길 수 있는 최선의 수가 있다면 주저 없이 앞당겨 쓰는 게 맞다.

한화의 2차전 선발로 예상되는 와이스를 강하게 평가한다면, 삼성은 2차전을 그대로 최원태로 운영하고 홈에서 열리는 3·4차전에 모든 전력을 집중할 수도 있다. 결국 1차전 결과에 따라 선택이 달라질 가능성이 높다.
1차전을 이기면 여유 있게 최원태를 내보내고, 패하면 2연패를 막기 위해 원태인을 꺼내들 수도 있다.

결국 박진만 감독이 비로 인해 생긴 ‘찬스’를 활용할지, 아니면 로테이션을 그대로 유지할지가 관전 포인트다.
하늘이 준 하루의 여유가 삼성의 운명을 바꿀 수 있을까—박진만 감독의 선택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