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 펄럭’ UFC 입성 韓서 성공→대형 악재 이겨내고 첫 승…’정찬성 픽’ 기대감 높인 카밀루

한국 무대에서 UFC 계약서를 따내며 주목받았던 브라질 출신 파이터 마테우스 카밀루가 마침내 옥타곤 첫 승을 신고했다. UFC에 합류한 지 11개월 만에 거둔 값진 성과다.

카밀루는 16일(한국시간) 미국 뉴욕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열린 ‘UFC 322: 델라 마달레나 vs 마카체프’ 언더카드 라이트급 경기에서 비아체슬라브 보르시체프를 상대로 3라운드 만장일치 판정승(30-27, 30-27, 29-28)을 거뒀다. 경기 내용만 보면 결정적 순간마다 주도권을 잡았고, 보르시체프의 장기인 타격을 효과적으로 차단하며 완성도 높은 그래플링 운영을 보여줬다.

카밀루가 UFC 옥타곤에서 승리를 거두기까지의 길은 순탄하지 않았다. 그는 지난해 12월 한국에서 열린 종합격투기 대회 ZFN 02에서 인상적인 경기력을 보여준 뒤 UFC 진출권을 확보했다. 그러나 지난 5월 데뷔전에서는 게이브 그린에게 패하며 쓴맛을 봤다. 이번 승리는 그 패배 이후 반년 만에 이뤄낸 반등이다.

보르시체프와의 대결에서 카밀루는 자신의 강점을 확실히 증명했다. 전체 타격 수에서는 한 차례 밀렸지만, 라운드마다 꾸준한 테이크다운으로 흐름을 빼앗았다. 상위 포지션을 잡은 뒤 상대를 압박하고 점수를 쌓는 운영이 돋보였고, 심판 전원이 손을 들어줄 만큼 내용에서도 앞섰다.

이번 승리가 더욱 빛나는 이유는 불운을 이겨내고 만든 결과이기 때문이다. 카밀루는 원래 지난달 아부다비에서 열린 UFC 321에서 알 셀와디와 맞붙을 예정이었다. 혹독한 감량까지 마쳤고 공식 계체를 앞둔 상황이었지만, 상대의 건강 이상으로 경기 자체가 취소됐다. 준비 과정 전체가 물거품이 되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었으나 카밀루는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그는 SNS를 통해 “충격적이지만 포기하지 않는다. 다시 기회가 올 것”이라며 담담하게 마음을 다잡았다.

이후 3주 뒤 UFC 322 출전 기회가 주어졌고, 다시 감량해야 하는 부담과 컨디션 조절 문제를 극복한 끝에 승리를 챙겼다. 짧은 기간에 연속 감량을 치르는 것은 선수들에게 독이 되기 쉽지만, 카밀루는 자신에게 주어진 두 번째 기회를 꽉 붙잡았다.

또 하나의 의미는 UFC 넘버링 대회에서 첫 승을 올렸다는 사실이다. 옥타곤 데뷔는 비교적 규모가 작은 파이트 나이트에서 치렀지만, 이번에는 메인카드 두 경기급의 큰 주목도가 배치된 넘버링 이벤트에서 더 많은 팬들의 눈길을 받으며 존재감을 확실히 알렸다.

2001년생으로 아직 성장 여지가 많은 점도 주목할 만하다. UFC에 30대 초중반에 진입하는 선수들도 적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카밀루는 시간적 여유와 잠재력을 동시에 가진 케이스다. 이번 승리는 단순한 1승을 넘어 라이트급 신예로서 가능성을 증명한 장면이었다.

앞으로 카밀루가 어떤 상대들과 맞붙으며 커리어를 확장해 나갈지가 기대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