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탈출한 손흥민이 부럽지" 살라 없는 리버풀의 시작인가, 'BBC'가 던진 화두…'90분 벤치' 이삭→비르츠, 거짓말처럼 부활

리버풀이 모하메드 살라 없이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는 신호를 보냈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이번 웨스트햄전 결과를 두고 “리버풀의 ‘포스트 살라’가 시작된 날일 수 있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리버풀은 1일 영국 런던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2026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13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웨스트햄을 2대0으로 꺾었다. 최근 이어졌던 부진에서 벗어난 의미 있는 승리다.

리버풀은 경기 전까지 리그와 컵대회를 포함한 최근 12경기에서 9패를 당하며 오랜 기간 흔들렸다. 이는 1953년 11월부터 1954년 1월까지 기록된 암흑기를 떠올리게 하는 성적이었다. 프리미어리그에서는 개막 5연승 후 1승 6패를 기록하며 12위까지 떨어진 상태였다. 그러나 이날 승리로 승점 21점을 만들며 8위로 올라섰다.

이번 경기의 가장 큰 변화는 팀의 에이스인 모하메드 살라의 선발 제외였다. 아르네 슬롯 감독은 살라를 교체 카드로도 쓰지 않은 채 90분 내내 벤치에 두었다. 이는 2024년 4월 이후 처음 있는 결정이었다.

지난 여름 리버풀은 유럽 정상 꿈을 위해 막대한 투자를 단행했다. 플로리안 비르츠를 1억1600만 파운드에 영입했고, 알렉산더 이삭을 1억2500만 파운드에 데려왔다. 두 이적료는 모두 구단 최고 기록이었다. 여름 한 시즌 동안 리버풀이 쓴 금액은 4억5000만 파운드로, 잉글랜드 축구 역사에서 단일 구단이 한 이적 시장에 투자한 액수 중 최다 기록이다.

결과는 뒤늦게 나타났다. 이날 경기에서 이삭은 후반 15분 선제골을 기록하며 팀의 시즌 반등을 이끌었다. 후반 추가시간에는 코디 각포가 쐐기골을 터뜨렸다. 큰 기대를 받았던 비르츠도 경기를 조율하며 존재감을 되찾았다. BBC는 비르츠에게 최고 평점인 7.81점을 매겼다.

BBC는 “슬롯 감독의 과감한 선택이 리버풀에 새로운 장을 열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삭과 비르츠가 승리를 이끌 실마리를 제공했다”고 분석했다.

분위기는 점점 살라에게 불리하게 흘러가고 있다. EPL 최다골 기록 보유자인 앨런 시어러는 BBC를 통해 “감독의 결정은 크지만, 팀의 승리가 이를 정당화했다. 살라는 최근 활약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불만을 제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오늘 이삭은 분명히 차이를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우연의 일치도 존재한다. 리버풀이 최근 12경기에서 거둔 유일한 대승은 프랑크푸르트전 5대1 경기였는데, 그때 역시 살라는 선발에서 제외됐다.

살라는 지난 4월 재계약 후 25경기에서 7골을 기록하는 데 그치며 예전의 결정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지난 시즌 29골 18도움으로 득점왕과 도움왕을 동시에 차지했던 것과 비교하면 큰 하락세다. 반면 동갑내기 손흥민은 토트넘을 떠난 뒤 미국 MLS LAFC에서 13경기 12골 4도움을 기록하며 건재함을 증명하고 있다.

BBC는 “리버풀이 살라 이후 시대를 준비하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이날 승리는 단순한 승점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