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세의 가을야구 무대는 마지막 쇼케이스인가…몸값 상승 가능성은?”

한화를 넘어 리그 에이스로 군림한 코디 폰세의 2025년은 ‘증명의 한 해’였다.
지난해 일본 프로야구에서 부진했던 만큼, KBO리그에서도 통할 수 있음을 입증해야 했다.
그는 전반기를 다승(11승), 평균자책점(1.95), 탈삼진(161개) 1위로 마치며 사실상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다.
이제 남은 과제는 한 시즌을 온전히 소화할 수 있는 지속력과 건강함의 증명이었다.

전반기 18경기에서 폰세는 115⅔이닝을 던졌다.
이는 지난해 라쿠텐 골든이글스 시절 1군과 2군을 합쳐 127이닝을 소화한 기록에 거의 근접한 수치였다.
그의 커리어 최다 이닝은 2017년 밀워키 산하 마이너리그에서 기록한 137⅔이닝이었다.
즉, 폰세는 이미 시즌 절반 만에 자신의 커리어 하이 근처까지 올라와 있었다.

후반기에 들어서도 폰세의 위력은 전혀 식지 않았다.
리그 재개 후 첫 세 경기에서 모두 6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평균자책점을 1.68까지 낮췄고,
7월까지 누적 투구 이닝은 133⅔이닝에 달했다.
결국 8월 6일 KT전에서 5이닝 1실점을 기록하며 138⅔이닝, 개인 통산 한 시즌 최다 이닝 기록을 새로 썼다.

한화는 여름 이후 폰세의 투구 수와 등판 간격을 철저히 관리했다.
김경문 감독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함부로 가를 수 없다”며
포스트시즌 완주를 위해 신중하게 투구 이닝을 조절했다.
그 결과, 폰세는 8월 22일 SSG전 이후 한 번도 100구 이상 던지지 않았지만,
꾸준히 좋은 흐름을 이어가며 시즌을 180⅔이닝으로 마감했다.
이는 삼성 아리엘 후라도(197⅓이닝)에 이어 리그 2위 기록이다.

그의 활약은 한화를 넘어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의 관심권에 들어왔다.
2023년 NC의 에릭 페디, 2024년 카일 하트가 그랬듯, 폰세 역시 KBO리그에서 1년을 보낸 뒤
ML 복귀 가능성이 높은 선수로 평가받고 있다.
실제로 폰세가 등판하는 경기에는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거의 빠짐없이 자리했다.

이미 많은 걸 입증했지만, 폰세에게는 아직 남은 목표가 있다.
바로 200이닝 돌파와 큰 경기에서의 평정심이다.
마이너리그 시절 포스트시즌을 경험했지만, 일본에서는 3년 동안 가을야구와 인연이 없었다.
2022~2023년 닛폰햄 파이터스 시절엔 팀이 연속 최하위였고,
지난해 라쿠텐 역시 4위에 머물러 포스트시즌에 오르지 못했다.

올해는 다르다.
폰세는 스스로 팀을 포스트시즌으로 끌어올렸고, 정규시즌 막판까지 1위 경쟁을 이끌었다.
이제 남은 것은 우승 트로피를 직접 들어 올리는 일이다.
폰세는 17일 삼성과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 선발로 나선다.
그가 한화의 가을을 다시 밝히고, 자신의 ‘라스트 댄스’를 완벽히 마무리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