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내린 1위’ LG, 이천 캠프서 되찾는 우승 DNA

‘하늘이 내린 1위’ LG 트윈스가 이제 한국시리즈를 향한 마지막 준비에 돌입한다.

지난 1일, 자력으로 1위 확정에 실패하고도 한 시간 만에 매직넘버가 사라지는 ‘기적’을 맞이한 LG는 염경엽 감독의 말처럼 “하늘이 도왔다”는 표현이 어울릴 만큼 극적인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했다.
염 감독은 “감사한 마음으로 통합우승에 도전하겠다”며 시즌을 마무리했고, 일주일 뒤 LG는 곧바로 이천으로 향한다. 한국시리즈 대비를 위한 11박 12일간의 미니캠프가 시작된다.

LG는 8일부터 경기도 이천 LG챔피언스파크에서 합숙훈련에 돌입한다.
캠프는 19일까지 이어지며, 총 세 차례의 청백전을 포함해 스프링캠프 수준의 강도 높은 일정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훈련은 ‘이틀 훈련–하루 휴식’ 형태로 운영되지만, 염경엽 감독 특유의 ‘자율 훈련’ 원칙 아래 선수 개개인의 컨디션에 맞춘 조율이 이뤄질 전망이다.

정규시즌 종료 후 한국시리즈 개막까지 22일이라는 시간이 주어졌지만, LG로서는 여유를 부릴 상황이 아니다.
염 감독 역시 “시즌 막판 투타 페이스가 떨어지면서 어려운 경기를 했다. 승수를 쌓아뒀고, 하늘이 도와줘서 우승했다”고 털어놓았다.

실제로 LG는 정규시즌 마지막 10경기에서 4승 6패에 그치며 한때 1위 타이브레이크 가능성까지 거론됐다.
팀의 강점이던 불펜은 흔들렸고, 시즌 내내 강조해온 ‘방망이 야구’의 날카로움도 무뎌졌다.
이 기간 팀 평균자책점은 5.38(리그 9위), 팀 OPS는 **0.718(리그 5위)**로 하락했다.

경기력의 기복은 심했다. 어떤 날은 우승 후보다운 집중력을 보이다가도, 다음 날은 이미 정규시즌을 마친 팀처럼 맥이 빠져 있었다.
18일 KT와의 더블헤더를 싹쓸이하며 기세를 올렸지만, 20일 삼성전에서는 **시즌 최다 실점(4-14 패)**을 기록하며 대패했다.
24일 NC전에서는 7연속 4사구·6연속 밀어내기 실점이라는 불명예 기록을 남겼다.
27일 한화전 승리로 매직넘버를 1까지 줄였지만, 이후 한화–두산–NC전에서 3연패를 당하며 자력 우승을 확정짓지 못했다.

올해 LG는 2023년과는 전혀 다른 상황에 놓였다.
2년 전에는 10월 3일, 정규시즌 9경기를 남기고 1위를 확정해 한 달 가까이 한국시리즈를 준비할 여유가 있었다.
하지만 이번 시즌은 한화의 끈질긴 추격과 좀처럼 줄지 않는 매직넘버 속에 최종전까지 주전을 풀가동해야 했다.
결국 쉴 틈 없이 치러진 시즌은 피로를 남겼고, 이천 캠프는 그 공백을 메우기 위한 ‘재정비의 장’이 될 전망이다.

염경엽 감독의 표현대로 이번 LG는 “하늘이 내린 1위”로 시작하지만, 한국시리즈를 향한 남은 여정은 철저한 ‘인간의 준비’로 채워야 한다.
그 답은 이천 캠프에서 나올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