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는 총력전 예고, 삼성은 정공법 선택…PO 1차전 운명 가른다

플레이오프 1차전, 김경문과 박진만 — ‘총력전 vs 정공법’의 대비

17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리는 2025 KBO 플레이오프 1차전.
한화 이글스와 삼성 라이온즈가 각각 폰세와 가라비토를 선발로 내세우며, 올가을 첫 대결의 문을 연다.

1차전의 중요성은 굳이 설명이 필요 없다. 시리즈의 흐름을 좌우하는 경기이자, 이긴 팀이 압도적인 확률로 한국시리즈에 가까워진다.
그만큼 두 감독 모두 경기 전부터 “1차전이 핵심”임을 강조했다.
하지만 접근 방식은 극명하게 갈렸다.

 김경문 감독(한화) — “문동주, 상황을 봐서 결정한다”

김경문 감독은 이길 수 있다면 모든 수를 동원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경기 전 인터뷰에서 ‘미출전 선수’를 묻는 질문에 그는 잠시 말을 아꼈다.
그러나 이어진 문동주 관련 질문에는 “오늘 상황을 봐서 결정하겠다”고 답했다.

이는 곧 문동주가 1차전에서 불펜으로 깜짝 등판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둔 발언이었다.
문동주는 로테이션상 3차전 선발이 유력하지만, 김 감독의 발언은 ‘총력전’을 예고하는 신호로 해석된다.
1차전을 잡을 수 있다면 미래의 선발 계획보다 현재의 승리를 우선시하겠다는 것이다.

한화는 11년 만에 맞이한 가을야구의 첫 무대에서, 김경문식 단기전 운영을 예고했다.
필요하다면 문동주까지 투입하는, 말 그대로 “오늘을 위해 모든 걸 건다”는 각오다.

 박진만 감독(삼성) — “원태인·후라도는 1차전 미출전이다”

반면 박진만 감독은 냉정하고 원칙적인 선택을 내렸다.
삼성은 와일드카드 결정전과 준플레이오프를 모두 치르며 선발 로테이션이 이미 흔들린 상태.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 감독은 “우리팀 1차전 미출전 선수는 원태인과 후라도”라고 단언했다.

비가 내리며 일정이 밀리고, 준플레이오프를 4차전에서 끝내 충분한 휴식일이 있었음에도,
그는 정공법을 택했다.
“확실히 정해진 건, 3차전과 4차전 순서와 상관없이 원태인과 후라도가 나갈 것”이라는 설명에서
박 감독의 확고한 로테이션 운영 방침이 드러난다.

즉, 가라비토부터 시작해 불펜진으로 이어지는 기존 투수 플랜을 그대로 유지하며,
단기전에서도 흔들림 없이 정석을 고수하겠다는 것이다.
‘한 경기’보다 ‘시리즈 전체’를 보는 냉철한 판단이다.

 정리하자면

한화: “이길 수 있다면 문동주도 쓴다.” → 공격적이고 즉각적인 총력전

삼성: “로테이션은 그대로 간다.” → 냉정하고 계산된 정공법

한화는 당장의 승리를 위해 리스크를 감수할 태세고,
삼성은 긴 호흡으로 시리즈를 바라보며 원칙을 지키는 전략을 선택했다.

결국 이번 1차전은 단순한 선발 대결을 넘어,
‘즉흥과 계산, 총력과 정공법’이라는 두 철학의 맞대결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