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날두 빼고 다 먹튀" 사우디 왕자의 한숨, "돈값 하는 선수가 없다"

사우디 프로리그의 투자 전략을 둘러싼 논쟁에 강한 불이 붙었다. 사우디 스포츠부 장관을 지냈던 압둘라 빈 무사드 왕자가 최근 공개석상에서 사우디 축구의 현실을 직설적으로 짚으며 파장을 일으켰다.

영국 비인 스포츠는 2일 왕자의 발언을 전하며 그가 사우디 프로리그의 외국인 선수 영입 정책에 대해 강도 높은 평가를 내렸다고 밝혔다. 왕자는 사우디가 최근 수년간 유럽 정상급 스타들을 대거 영입하며 리그의 급격한 성장과 상업적 가치를 꾀했지만, 실제로 그 투자에 걸맞은 퍼포먼스를 보여준 선수는 단 한 명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호날두가 그 유일한 사례라고 강조했다.

왕자는 호날두는 자신이 받는 연봉을 충분히 정당화했고 사우디 리그의 브랜드 이미지와 국제적 주목도를 끌어올린 중심이라고 평했다. 반면 다른 해외 스타들은 기대에 걸맞은 활약이나 영향력을 보여주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 발언은 단순한 호날두 개인에 대한 찬사가 아니라, 사우디가 지난 2년 동안 진행해온 초대형 투자 전략의 성과를 냉정하게 평가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실제로 여러 지표가 왕자의 말을 뒷받침한다. 호날두가 2023년 알 나스르에 합류한 이후 사우디 리그는 SNS 팔로워 증가, 관중 수 상승, 해외 중계권 확대 등 전례 없는 성장세를 기록했다. 리그 자체에 대한 글로벌 관심도 크게 높아졌고, 중동 축구에 대한 인식도 변화하기 시작했다.

특히 호날두의 존재감은 경기력과 별개로 엄청난 홍보 효과를 불러왔다. 그는 인터뷰마다 사우디 리그가 프랑스 리그보다 우수하다거나 미국 MLS보다 수준이 높다는 발언을 했고, 이 내용은 해외 언론에서 연달아 보도되며 사우디 리그의 화제성을 끌어올렸다. 객관적 평가와는 별개로, 호날두가 말하면 세계 언론이 반응한다는 점에서 그는 이미 사우디 측이 투자한 금액의 상당 부분을 회수하게 만든 셈이라는 평가까지 나온다.

경기력에서도 호날두는 여전히 존재감을 잃지 않았다. 올 시즌 12경기에서 11골을 기록하며 나이를 잊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고, 최근에는 바이시클킥 골을 터뜨리며 다시 한번 전 세계에 화제를 만들었다. 경기력, 화제성, 광고 가치 등 모든 분야에서 여전히 압도적인 위치에 서 있다.

호날두는 최근 인터뷰에서 남은 커리어가 1년에서 2년 정도일 수 있다고 말하며 은퇴 시점이 멀지 않았음을 암시했다. 이런 상황에서 사우디가 취할 수 있는 선택지는 제한적이다. 왕자의 발언이 의미하는 바는 분명하다. 호날두가 사우디에 머무는 동안 리그는 그 효과를 최대한 끌어내야 한다는 현실적 판단이다.

사우디의 초대형 투자 전략은 여전히 진행 중이며, 많은 스타들이 사우디행을 선택하고 있다. 그러나 왕자의 직설적 평가가 보여주듯, 지금까지 그 거대한 투자에 상응하는 성과를 낸 외국인은 호날두가 사실상 유일했다는 점은 사우디 리그가 앞으로 넘어야 할 숙제를 명확하게 드러낸다.

호날두는 성공했다. 그러나 다른 외국인 선수들은 아직 성공을 증명하지 못했다는 메시지는 사우디 프로리그의 현재 위치와 향후 방향을 가감 없이 보여주는 신호탄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