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타수 47안타’ 행진 멈췄지만…오타니, 강한 타구로 반등 조짐

LA 다저스가 밀워키 브루어스를 상대로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 원정 1·2차전을 모두 승리하며 월드시리즈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그러나 오타니 쇼헤이의 타격감은 여전히 숙제로 남았다.

다저스는 15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 아메리칸 패밀리필드에서 열린 NLCS 2차전에서 선발 야마모토 요시노부의 완투 호투에 힘입어 밀워키를 5-1로 제압했다.

전날 1차전에서 블레이크 스넬의 8이닝 무실점 호투로 2-1 승리를 거둔 다저스는, 이날도 선발진의 안정감과 적시타를 앞세워 시리즈 2연승을 챙겼다.
시리즈 전적 2승 0패를 기록한 다저스는 이제 홈으로 돌아가 17~19일 다저스타디움에서 3·4·5차전을 치른다.

하지만 이날 역시 오타니의 방망이는 침묵했다.
그는 5타석에서 삼진 3개, 1안타, 1플라이아웃을 기록했다.
이번 포스트시즌 8경기 동안 타율은 0.147(34타수 5안타), 2홈런, 6타점, OPS 0.599에 머물러 있다.

디비전시리즈(필라델피아전)에서는 **18타수 1안타(0.056)**에 그쳤고, NLCS 2경기에서도 7타수 1안타 3볼넷 1타점에 머물렀다.
와일드카드시리즈(신시내티전)에서 타율 0.333(9타수 3안타)·2홈런·4타점을 기록했던 초반 감각은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

상대팀들의 대응은 명확하다.
오타니를 상대로는 코너워크를 철저히 구사하거나 유인구로 유도하는 전략이 주를 이룬다. 1루가 비어 있으면 고의4구도 마다하지 않는다.
결국 안타를 맞더라도 장타는 허용하지 않겠다는 의도다.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40타석 중 볼넷 6개(고의4구 4개), 삼진 15개가 이를 방증한다.

흥미로운 점은 오타니의 부진에도 다저스가 포스트시즌 7승 1패로 압도적인 성적을 내고 있다는 것이다.
선발진의 눈부신 활약과 타선의 고른 분전이 승리의 원동력이다.
다저스 선발진의 포스트시즌 평균자책점은 1.54로, 역대 포스트시즌 첫 8경기 기준 5위에 해당한다.

타선에서는 키케 에르난데스(타율 0.379·4타점·7득점), 무키 베츠(0.303·5타점), 테오스카 에르난데스(0.294·4홈런·10타점·5득점), 토미 에드먼(0.296·2홈런·4타점), 프레디 프리먼(0.242·1홈런·1타점), 맥스 먼시(0.273·1홈런·1타점), 윌 스미스(0.238·2타점), 미구엘 로하스(0.375·1타점), 알렉스 콜(0.750·1득점) 등 거의 전 타자가 오타니보다 나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MLB.com은 “오타니가 커리어 최악의 슬럼프에 빠져 있지만, 그가 제 페이스로 돌아오면 다저스를 막는 건 거의 불가능해질 것”이라며 “다저스는 오타니가 2차전에서 잠깐 보여준 본래의 타격 감각을 긍정적인 신호로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 ‘잠깐의 타격’이란 7회 적시타가 아니라 2회초 두 번째 타석에서 나온 날카로운 외야 플라이였다.

2회 2사 2루, 오타니는 밀워키 선발 프레디 페랄타의 몸쪽으로 떨어지는 78마일 커브를 잡아당겨 **우측으로 시속 115.2마일(약 185.4㎞)**의 강렬한 라인드라이브를 날렸다.
발사각 16도, 비거리 287피트(약 87.5m)의 타구는 우익수 잭슨 추리오의 글러브에 걸렸지만, 타구의 질만큼은 완벽했다.

MLB.com에 따르면 오타니는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을 통틀어 타구속도 115.2마일 이상인 타구 47개를 모두 안타로 만들어왔다.
홈런 28개, 2루타 14개, 단타 5개였는데, 이번 타구가 그 ‘첫 범타’였다.

적장 팻 머피 밀워키 감독은 “오타니는 슬럼프가 아니다. 타자는 매 타석 같은 결과를 낼 수 없지만, 공을 강하게 치는 건 전혀 다른 이야기다. 그는 여전히 강하게 공을 때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결국 115.2마일짜리 총알 타구는 오타니의 부진이 단순히 운이나 타이밍 문제임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었다.
이제 시리즈가 다저스타디움으로 이동하면서, 3차전부터 오타니의 방망이가 다시 폭발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