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도 월드컵 '죽음의 조' 예상했다 "드로그바에 진 아픈 기억"... "잉글랜드-일본-코트디부아르-이탈리아"

일본 축구대표팀이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죽음의 조’에 편성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하며 현지에서도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26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내년 열리는 북중미 월드컵 본선 진출국을 대상으로 한 포트 배정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대회는 역사상 처음으로 본선 참가국이 기존 32개국에서 48개국으로 확대되면서 조 구성 방식 역시 한층 복잡해졌다. FIFA는 11월 기준 세계 랭킹을 바탕으로 본선 자동 진출국 42개 팀을 4개의 포트로 나눴고, 나머지 6개 자리는 유럽 플레이오프와 대륙 간 플레이오프 승자에게 돌아간다.

11월 FIFA 랭킹 22위로 상승한 한국은 사상 처음으로 포트 2에 배정되는 호재를 얻었다. 크로아티아, 모로코, 콜롬비아, 우루과이 등 유럽·남미 강호들과의 조기 충돌을 피하게 된 셈이다. 포트 2에는 한국을 비롯해 일본, 이란, 호주 등 아시아 강팀은 물론 세네갈, 스위스, 에콰도르 등 대륙별 중상위 전력이 함께 묶였다. 한국 축구 입장에서는 조별리그 부담을 상당 부분 덜어낼 수 있는 배정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포트 1에는 이번 대회 개최국인 미국, 캐나다, 멕시코를 포함해 스페인, 아르헨티나, 프랑스, 잉글랜드, 브라질 등 전통의 우승 후보들이 대거 포함됐다. 포트 3은 알제리·튀니지·코트디부아르 등 까다로운 아프리카 팀과 노르웨이, 스코틀랜드 같은 유럽 국가들이 포진했고, 포트 4에는 요르단과 카보베르데를 비롯해 플레이오프 통과국들이 들어갈 예정이다.

이 가운데 일본 역시 포트 2 배정에 성공하며 조 추첨 결과에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 일본은 FIFA 랭킹 18위로 아시아축구연맹(AFC) 소속 국가 중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하고 있다. 역대 월드컵 본선에서 8차례 중 4번이나 16강에 오른 일본은 이번 대회에서도 안정적인 조 편성을 기대하고 있지만, 현지에서는 오히려 ‘악몽 같은 조합’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일본 매체 ‘풋볼존’은 일본이 포함될 수 있는 최악의 시나리오로 ‘잉글랜드-일본-코트디부아르-이탈리아’ 조를 꼽았다. 잉글랜드와 이탈리아는 일본이 월드컵 본선에서 아직 한 번도 상대해본 적 없는 강팀이며, 코트디부아르는 일본 축구에 뼈아픈 기억을 남긴 상대다.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일본은 혼다 다이스케의 선제골로 앞섰지만, 디디에 드로그바가 교체 투입되며 흐름이 급격히 바뀌었고 결국 1-2 역전패를 당했다. 일본 내에서는 이 같은 경험 때문에 코트디부아르가 ‘지나치게 부담스러운 상대’로 분류되고 있다.

한편 북중미 월드컵 조 추첨은 오는 12월 6일 미국 워싱턴 D.C.의 케네디센터에서 열린다. 유럽을 제외하고 같은 대륙 소속 팀은 한 조에 두 팀 이상 배정될 수 없는 기존 대륙 안배 원칙이 그대로 적용된다. 개최국의 경우 조 배정이 이미 정해져 있어 멕시코는 A조, 캐나다는 B조, 미국은 D조에 각각 먼저 자리한다. 이후 포트 1의 모든 팀이 각 조에 배정된 뒤, 포트 2 → 포트 3 → 포트 4 순으로 추첨이 진행된다.

전례 없는 48개국 체제 속에서 어느 팀이 ‘죽음의 조’를 맞이하게 될지 전 세계 축구팬들의 관심이 뜨겁다. 한국과 일본 모두 포트 2 배정을 받았지만, 조 구성에 따라 희비가 크게 엇갈릴 가능성이 있어 조 추첨 당일 긴장감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