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세계 4위'와 평가전하는데... 韓은 '40위'와 대결 추진

일본은 잉글랜드, 한국은 튀니지. 2026 북중미 월드컵을 앞둔 한일 대표팀의 평가전 행보가 뚜렷한 대비를 이루고 있다. 일본이 국제축구연맹 랭킹 4위 잉글랜드와의 빅매치를 성사시키는 사이,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상대적으로 랭킹이 낮은 팀들과의 평가전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내년 A매치 일정은 점차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3월 A매치 기간에는 오스트리아전이 사실상 확정됐고, 6월에는 튀니지가 유력한 상대 후보로 떠올랐다. 월드컵을 불과 몇 달 앞두고 치르는 두 차례 평가전에서 한국은 모두 자신보다 랭킹이 낮은 팀들을 상대할 가능성이 크다.

중동 매체 윈윈은 15일 튀니지 대표팀이 3월 A매치 기간을 앞두고 여러 국가로부터 평가전 요청을 받았으며, 캐나다와 한국과는 기본적인 합의가 이뤄졌다고 전했다. 경기 장소와 일정 등 행정적인 세부 조율만 남아 있으며, 최종 일정은 수주 내 공식 발표될 예정이라는 설명이다.

보도에 따르면 튀니지는 2026 북중미 월드컵 대비 차원에서 한국과의 맞대결을 계획하고 있다. 튀니지는 본선 조별리그에서 네덜란드와 일본, 그리고 유럽 예선 플레이오프 승자와 같은 조에 속해 있어, 한국전을 아시아 강팀을 상대로 한 실전 점검의 기회로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중동 매체 카페스포츠는 한국과 튀니지의 맞대결이 월드컵 본선 직전인 6월에 열릴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장소는 멕시코가 유력하다. 이 매체는 양국 축구협회가 이미 합의를 마쳤으며, 최종 절차를 거쳐 경기를 확정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국 입장에서 평가전 상대 선택의 폭은 애초부터 넓지 않았다. 3월 A매치 기간 동안 개최국인 미국, 멕시코, 캐나다를 제외한 랭킹 상위권 팀들은 대부분 이미 일정을 확정했다. 스페인과 아르헨티나는 카타르에서 평가전을 치르고, 프랑스와 브라질, 포르투갈, 벨기에는 북중미로 향한다. 네덜란드와 독일 역시 일찌감치 일정이 가닥 잡힌 상태다.

이 과정에서 한국보다 랭킹이 높은 유럽 팀들과의 협상은 성사되지 않았다. 현재 한국의 랭킹은 22위다. 오스트리아는 24위, 튀니지는 40위로 모두 한국보다 아래에 위치해 있다.

오스트리아전은 사실상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진다. 오스트리아 현지 매체 보도에 따르면 랄프 랑닉 오스트리아 대표팀 감독이 직접 한국과의 평가전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스트리아와 튀니지 모두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한 팀이지만, 객관적인 전력과 랭킹에서는 한국보다 낮은 평가를 받는다.

특히 튀니지는 한국에게 비교적 익숙한 상대다. 한국은 2023년 친선경기에서 이강인의 멀티골을 앞세워 튀니지를 4대0으로 완파한 바 있다.

같은 시기 일본의 행보는 대조적이다. 일본은 랭킹 4위 잉글랜드와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평가전을 치른다. 유럽 강팀들이 월드컵 결전지 적응을 이유로 북중미를 선택한 상황에서, 일본은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며 유럽 현지 맞대결을 성사시켰다.

한국 역시 2년 6개월 만에 유럽 원정 평가전에 나서지만, 상대의 무게감에서는 차이가 있다. 유럽 팀들이 홈 2연전을 선호하며 빠르게 일정을 확정한 탓에 협상 여지가 줄어든 결과로 해석된다. 남미 팀들과는 이미 최근 브라질과 파라과이, 볼리비아를 상대로 평가전을 치른 점도 변수로 작용했다. 게다가 한국의 월드컵 조에는 남미 팀이 포함돼 있지 않다.

이런 흐름 속에서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상대의 이름값보다 경기 내용과 완성도를 통해 경쟁력을 점검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3월 평가전 이후 대표팀은 별도의 국내 출정식 없이 6월 월드컵 조별리그 전 경기가 열릴 멕시코로 이동해 마지막 준비에 나설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