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못 보겠다!" 팬 줄줄이 떠났다…"정말 죄송합니다" '북런던 더비' 완패→또또 EPL 최저 기록, 프랭크 결국 사과

토마스 프랭크 토트넘 감독이 결국 고개를 숙였다. 북런던 더비에서의 참패는 단순한 패배를 넘어서 팀 운영과 전술 방향성까지 도마 위에 올려놓았다.

토트넘은 24일 영국 런던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2026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원정 경기에서 아스널에 1대4로 완패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경기 내내 주도권을 주지 못했고, 공수 전반에서 상대의 템포와 압박을 이겨내지 못하면서 사실상 완패에 가까운 내용을 보여줬다.

이날 경기를 지배한 선수는 단연 아스널의 공격형 미드필더 에베레치 에제였다. 그는 단독으로 세 골을 몰아치며 북런던 더비 역사에 이름을 새겼다. 통계업체 옵타에 따르면 에제의 이날 활약은 1934년 테드 드레이크, 1961년 테리 다이슨, 1978년 앨런 선덜랜드에 이어 북런던 더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네 번째 사례다. 90년 가까운 더비 역사에서 드문 기록이라는 점에서 충격은 더욱 컸다.

경기 결과 아스널은 9승 2무 1패로 선두 자리를 굳건히 유지하며 리그 우승 경쟁에서 한 발 더 앞섰다. 반면 토트넘은 5승 3무 4패까지 밀려 9위로 내려앉으며 상위권 경쟁에서 한 발 뒤로 물러났다. 단순히 순위 하락 이상의 문제는 경기력 자체가 심각하게 흔들렸다는 점이었다.

영국 매체 더선은 경기 직후 “프랭크 감독이 토트넘 팬들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경기 내용이 보기 좋지 않았다는 점을 인정했다”고 전했다. 프랭크 감독은 “정말 고통스러운 날이다. 우리가 의도했던 방향과 완전히 반대되는 경기가 펼쳐졌다. 이런 경기력을 보여드린 것에 대해 팬들에게 사과드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경기 후반부에는 원정석 일부 팬들이 자리를 먼저 떠나는 모습이 중계 화면에 포착되면서 팬들의 실망감을 보여줬다.

프랭크 감독은 이날 5-4-1 전술을 들고 나왔지만, 전방 압박과 중앙 장악력 모두 무너졌다. 아스널의 빠른 전환과 미드필드 압박에 대응하지 못하면서 윙백과 수비형 미드필더 사이의 간격이 크게 벌어졌고, 이는 반복해서 뒷공간을 허용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측면에서 불안이 발생했을 때 중앙 수비 라인이 쉽게 흔들렸다는 점도 뼈아팠다.

토트넘 레전드 레스 퍼디낸드 역시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그는 “솔직히 보기 부끄럽다. 프랭크 감독이 5-4-1을 선택했다면 그 선택에 대한 책임도 져야 한다. 시스템은 마음대로 고를 수 있지만, 그 선택으로 승리하지 못했다면 개선이 필요하다. 이제 4개월이 지났지만 아직 팀 색깔을 확실히 잡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숫자도 토트넘의 문제점을 그대로 보여줬다. BBC는 토트넘의 이날 기대득점이 0.07에 불과했다고 전했다. 이는 올 시즌 리그 최저 기록으로, 이전 첼시전에서 기록했던 0.1보다도 낮은 수치다. 사실상 득점 기회 자체가 없었다는 의미다. 공격 전개 과정에서의 패턴 부재, 후방 빌드업 불안, 전방 연결 고리 부족 등 구조적 문제가 그대로 드러난 셈이다.

이제 토트넘은 더욱 어려운 일정을 앞두고 있다. 더선은 “토트넘의 리그 원정 무패 기록은 이날로 사라졌다. 이제는 PSG와의 유럽챔피언스리그 원정이라는 혹독한 시험대가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활약이 저조한 상황에서 강팀 원정이라는 부담까지 겹친 만큼 프랭크 감독의 선택 하나하나가 무게를 더할 수밖에 없다.

토트넘은 더비 패배로 팀 분위기까지 흔들렸다. 상위권 경쟁이 치열한 프리미어리그 특성상 한 경기의 여파가 길게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프랭크 감독이 어떤 결단을 내릴지, 그리고 이번 참패를 계기로 전술적 변화와 조직력 개선을 얼마나 빠르게 이뤄낼지가 향후 시즌 흐름을 좌우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