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풀 버리고 갈 순 없었다”… 위르겐 클롭, 독일 대표팀 제안 거절했던 이유 고백

위르겐 클롭이 리버풀 사령탑으로 재임하던 시절, 독일 축구대표팀의 정식 제안을 받고도 이를 고사했던 비화를 다시 꺼냈다. 팀이 흔들리던 상황에서도 선수들과의 약속을 저버릴 수 없었다는 그의 소신은, 여전히 리버풀 팬들에게 ‘클롭다운 리더십’으로 회자되고 있다.

영국 지역지 리버풀 에코는 26일(한국시간) 클롭의 회상 인터뷰를 전하며, 그가 독일축구협회(DFB)로부터 러브콜을 받은 시점과 당시 결정의 배경을 상세히 보도했다.

클롭은 “마지막 시즌 직전 리버풀의 경기력이 떨어진 시기였다. 독일 대표팀은 새 감독을 찾고 있었고, 내가 원한다면 언제든 ‘예스’라고 답할 수 있는 분위기였다”고 운을 뗐다. DFB는 그의 장기적인 성공 사례와 리더십을 높게 평가하며 적극적으로 영입 의사를 밝혔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클롭의 선택은 흔들리지 않았다. 그는 “독일 대표팀이라는 자리가 싫어서가 아니었다. 단지 리버풀을 그런 방식으로 떠나고 싶지 않았다”며 이유를 분명히 했다. 이어 “우리는 팀을 재정비하는 과정에 있었고, 책임을 지고 시즌을 준비해야 했다. 불과 일주일 전 선수들에게 했던 말을 번복할 만큼 차갑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당시 상황을 구체적으로 되짚었다. 리버풀은 엔도 와타루, 라이언 흐라벤베르흐, 도미닉 소보슬라이, 알렉시스 맥 앨리스터 등 중원 재편을 위한 핵심 영입을 단행한 직후였다. 클롭은 “새 선수들과 기존 주축을 다시 조립해 팀을 되살리고 싶었다. 실제로 분위기를 다시 끌어올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클롭의 리버풀 시절은 한 클럽을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였다. 부임 초기 ‘몰락한 명문’이라는 평가를 받던 리버풀은 그의 체제 아래 유럽 정상으로 돌아왔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 우승은 물론, UEFA 챔피언스리그(UCL), FIFA 클럽 월드컵, UEFA 슈퍼컵 등 수많은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리버풀 역사에 새로운 전성기를 열었다.

그는 2023-24시즌을 끝으로 안필드를 떠나 감독직에서 물러났고, 이후 레드불 그룹의 글로벌 축구 총책임자 역할을 맡아 RB 라이프치히, 레드불 잘츠부르크, 뉴욕 레드불스 등 산하 구단 전체의 축구 철학과 프로젝트를 총괄하고 있다.

리버풀 에코는 클롭의 과거 결정을 두고 “감독으로서뿐 아니라 리더로서 팀에 대한 깊은 감정적 책임감을 보여준 사례”라고 평가했다. 단순히 제안을 거절한 것이 아니라, 흔들리는 팀을 버리지 않았던 그의 태도 자체가 리버풀 팬들로부터 오랜 신뢰를 얻었던 이유라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