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로스앤젤레스FC)이 다시 한번 친정 팀 토트넘 홋스퍼(잉글랜드)를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손흥민이 토트넘 홋스퍼 홈구장에 세워질 첫 동상의 주인공이 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토트넘 관련 소식을 전하는 영국 매체 스퍼스웹은 17일 한국시간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 설치될 구단 역사상 첫 동상의 주인공은 팬들의 의견이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토트넘 구단은 최근 공식 발표를 통해 홈구장 외부에 클럽 역사상 처음으로 동상을 세울 계획을 밝혔다. 설치 장소는 이미 확정됐으며 팬 자문위원회가 참여해 헌정 인물 선정 과정에 의견을 제시할 예정이다. 구단은 팬 자문위원회에 팬들의 목소리를 수렴하고 동상 후보 명단을 정리하는 절차를 마련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단 주도의 일방적인 결정이 아니라 팬들과의 소통을 통해 상징적인 인물을 선정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행보다.

2019년 개장한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은 세계 최고 수준의 시설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지만 개장 이후 구단의 역사와 정체성이 충분히 녹아들지 못했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홈 경기 분위기와 성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정체성 없는 구장이라는 비판도 뒤따랐다.

이에 토트넘은 최근 구단의 역사적 상징성을 강화하는 작업에 나서고 있다. 올해 초에는 전설적인 인물인 빌 니콜슨의 이름을 딴 빌 니콜슨 게이트를 재설치했다. 빌 니콜슨은 선수 감독 스카우트로 무려 55년을 토트넘에서 보낸 인물로 클럽 역사에서 상징적인 존재다. 동상 프로젝트 역시 이러한 흐름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구단은 팬 자문위원회를 중심으로 어떤 인물이 토트넘을 대표하는 상징으로 남아야 하는지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다만 동상의 포즈와 조형적인 세부 요소에 대해서는 구단과 조각가가 최종 결정권을 갖는다.

이런 가운데 손흥민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토트넘은 최근 손흥민의 벽화를 공개하는 등 그의 존재를 구단 레거시의 중심에 두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손흥민은 2015년 입단 이후 10시즌 동안 공식전 454경기에 출전해 173골 101도움을 기록하며 구단 역대 득점 5위에 올랐다.

특히 손흥민은 지난 시즌 주장으로 팀을 이끌며 유럽축구연맹 유로파리그 우승을 차지했고 프리미어리그 득점왕과 푸스카스상을 동시에 수상한 유일한 아시아 선수라는 상징성도 지니고 있다. 경기력과 기록은 물론 구단 역사와 팬들에게 남긴 영향력까지 고려하면 첫 동상 주인공으로 손흥민의 이름이 오르내리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토트넘 구단이 팬들과의 논의를 거쳐 어떤 인물을 선택할지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손흥민이 북런던의 새로운 상징으로 남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