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꺾고 FA 초대박 현실로…마침내 2210억 잭팟, 56홈런 최강 거포 필라델피아 남는다

메이저리그 정상급 거포로 평가받는 카일 슈와버가 FA 시장에서 초대형 계약을 따냈다. 올 시즌 홈런왕에 등극하며 다시 한 번 자신의 가치를 증명한 슈와버는 결국 필라델피아 필리스 잔류를 선택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는 10일 필라델피아가 슈와버와 5년 1억 5000만 달러 규모의 계약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이번 계약은 필라델피아 구단이 슈와버를 반드시 지키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결과로 평가된다. 데이브 돔브로스키 야구 운영 사장은 협상 과정에서 여러 차례 긍정적인 분위기를 강조해 왔고, 구단주 존 미들턴 역시 팀의 핵심 전력을 외부에 내줄 생각이 없다는 입장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슈와버에게 관심을 보인 팀은 필라델피아뿐만이 아니었다. 최근 피츠버그 파이어리츠가 4년 1억 2000만 달러 규모의 조건을 내걸며 예상 밖의 경쟁 구도를 형성했다. 그동안 대형 투자를 자제해 온 피츠버그가 대형 계약을 제시했다는 사실만으로도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 팀 역사상 최고 FA 계약 금액을 훌쩍 넘는 수준이었기에 피츠버그가 슈와버 영입에 얼마나 적극적이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그러나 슈와버의 선택은 결국 필라델피아였다. 2022년부터 필라델피아 유니폼을 입고 활약해 온 그는 이적 첫해 46홈런을 터뜨리며 홈런왕 타이틀을 차지했고, 올 시즌에는 오타니 쇼헤이와 치열한 경쟁 끝에 56홈런으로 다시 홈런 부문 1위를 기록했다. 정규시즌 전 경기 출장을 완주하며 타율 2할 4푼, 출루율 3할 6푼 5리, 장타율 5할 6푼 3리를 남겼고, 132타점 역시 리그 최상위권 성적이었다. 오타니가 이도류 활약으로 MVP 경쟁에서 우위를 점했지만, 순수 타자로서의 파괴력만 놓고 보면 슈와버는 리그에서 가장 압도적인 존재였다.

필라델피아는 이제 또 다른 내부 FA인 포수 J.T. 리얼무토와의 재계약 문제에 시선을 돌리고 있다. 돔브로스키 사장은 리얼무토 협상에 대해서도 낙관적인 입장을 밝히며 전력 누수를 최소화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지난 시즌 필라델피아는 정규시즌에서 96승 66패를 기록하며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디비전시리즈에서 다저스를 만나 고전 끝에 1승 4패로 탈락했고, 월드시리즈 우승 도전은 결국 다음 시즌으로 미뤄졌다. 특히 5차전 연장 11회말 김혜성의 끝내기 득점으로 패배한 장면은 많은 팬들에게 아쉬움을 남겼다.

슈와버 잔류는 필라델피아가 다시 월드시리즈 정상에 도전하기 위한 핵심 조각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다저스가 3연패를 노리는 가운데, 필라델피아가 내년 시즌 진정한 대항마로 부상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08년 이후 우승이 없는 필라델피아가 이번 계약을 기점으로 또 한 번 변화의 흐름을 만들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