웸반야마, 4쿼터 '폭발'…NBA 역사 새로 쓰며 샌안토니오 3연승 견인

미국프로농구(NBA)에서 가장 미래지향적인 재능으로 꼽히는 빅토르 웸반야마(샌안토니오 스퍼스)가 또 한 번 리그 판도를 흔드는 기록을 만들어냈다. 이미 ‘외계인’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은 그의 재능은 이번에도 현실 감각을 의심하게 만들었다. 한 경기에서 35득점, 10리바운드, 5어시스트, 5블록슛, 3점슛 5개 이상을 모두 달성한 선수는 NBA 역사에서 단 한 명도 없었다. 웸반야마가 최초다.

샌안토니오는 11일(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유나이티드 센터에서 열린 2025-2026 정규리그 원정 경기에서 시카고 불스를 121-117로 눌렀다. 이 승리로 샌안토니오는 3연승을 달리며 시즌 8승 2패를 기록, 서부 콘퍼런스 2위 자리를 안정적으로 지켰다. 선두 오클라호마시티(10승 1패)와의 게임차도 불과 1.5경기다.

경기 흐름이 뒤집힌 순간은 4쿼터였다. 89-98, 두 자릿수에 가까운 점수 차로 끌려가던 때, 웸반야마는 마치 스위치를 켠 듯 폭발했다. 4쿼터에만 18점을 몰아넣으며 시카고의 1쿼터 득점에 필적할 수준의 공격력을 보여줬다. 그의 손끝에서 나온 모든 슛은 결정적이었고, 경기장은 순식간에 웸반야마의 무대로 변했다.

쐐기를 박은 장면은 경기 막판이었다. 종료 1분을 남긴 시점에서 외곽에서 날린 3점슛으로 114-114 동점을 만들었고, 27.9초를 남기고 또 하나의 클러치 3점을 성공시키며 117-114 역전을 완성했다. 샌안토니오는 이 리드를 끝까지 지켜내며 귀중한 원정 승리를 챙겼다.

이날 웸반야마는 3점슛 6개 포함 38득점에 12리바운드, 5어시스트, 5블록슛까지 기록했다. 공격이든 수비든, 존재감 자체가 경기의 무게 중심을 완전히 바꾸는 수준이었다. ESPN은 “역사상 최초의 기록”이라며 그의 활약을 집중 조명했고, 현지 해설진은 “지금 웸반야마는 신인이 아니라 MVP 후보급 선수”라고 평가했다.

한편 동부 콘퍼런스에서는 또 다른 슈퍼스타가 돋보였다. 디트로이트 피스턴스는 홈에서 워싱턴 위저즈를 상대로 연장전 끝에 137-135로 승리하며 7연승을 질주했다. 디트로이트는 시즌 9승 2패로 동부 선두를 유지하며 초반 최대 돌풍을 일으키는 팀으로 떠올랐다.

이날 디트로이트의 영웅은 케이드 커닝햄이었다. 데뷔 후 개인 최다인 46점을 폭발시키고, 12리바운드·11어시스트로 트리플더블까지 달성했다. 여기에 스틸 5개와 블록슛 2개까지 더하며 상대를 압도하는 전방위 활약을 펼쳤다. 마지막 연장 1분여를 남기고 던컨 로빈슨의 역전 3점을 이끌어낸 것도 커닝햄의 흐름 주도 능력 덕분이었다.

워싱턴은 CJ 매컬럼이 42득점으로 분전했지만 팀의 분위기를 바꾸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결국 9연패 수렁에 빠지며 1승 10패, 동부 최하위에 머물렀다. 최근 골밑 수비와 외곽 수비가 모두 흔들리면서 위기의 시즌 초반을 보내고 있다.

반대로 시카고는 샌안토니오전 패배로 3연패에 빠졌다. 시즌 초반 상승세가 주춤하며 6승 4패, 동부 콘퍼런스 6위로 내려앉았다. 경기 후 현지 언론은 “시카고는 웸반야마에게 완전히 휘둘렸다”는 표현을 쓰며 수비 구조의 문제를 지적했다.

샌안토니오는 시즌 초반부터 웸반야마를 중심으로 한 빠른 공격 전개와 탄탄한 수비 조직력을 앞세워 서부 강자 반열에 올라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디트로이트 역시 커닝햄이라는 확실한 에이스가 터지며 동부에서 완성형 팀으로 도약 중이다. 두 팀의 초반 질주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시즌 후반까지 이 흐름을 유지할 수 있을지, 그리고 웸반야마가 또 어떤 새로운 기록을 써낼지 NBA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