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 손흥민 잃고서야 봄인 줄 알았습니다…“토트넘엔 사실상 제대로 된 리더가 없다고 봐야 한다”

토트넘 홋스퍼가 손흥민의 빈자리를 다시 한 번 실감하고 있다. 경기력 저하뿐 아니라 선수단 안팎의 분위기 붕괴까지 더해지며 흔들리는 모습이다.

토트넘은 30일 새벽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2026시즌 프리미어리그 13라운드 홈 경기에서 풀럼에 1대2로 패했다. 이로써 공식전 4경기 연속 무승과 함께 3연패 수렁에 빠졌다.

경기에서는 여러 논란이 이어졌다. 가장 크게 주목된 장면은 골키퍼 굴리엘모 비카리오를 향한 홈 팬들의 거센 야유였다. 전반 6분 비카리오는 박스 밖으로 나오며 공을 처리하려다 터치 실수로 소유권을 빼앗겼고, 빈 골문으로 실점을 허용했다. 팬들은 이후 경기 내내 비카리오가 공을 잡을 때마다 야유를 퍼부었다.

토마스 프랭크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실수는 경기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팬들의 반응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공을 잡을 때마다 계속 야유를 보냈는데, 이는 선수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런 행동을 한 이들을 진정한 토트넘 팬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경기 종료 후 수비수 페드로 포로의 행동도 논란을 더했다. 동료 루카스 베리발이 팬들에게 인사를 건네는 상황에서 포로는 그에게 강하게 항의했고, 이 과정에서 유니폼을 벗어 들고 화난 표정으로 곧바로 터널로 향했다. 결국 팬들에게 인사를 생략하면서 비판 여론이 일었다. 포로는 SNS를 통해 “내 동료에게 무례한 말을 퍼붓는 팬들을 볼 때 참을 수 없다. 그 때문에 감정이 폭발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일부 팬들과의 갈등은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모습은 최근 반복되고 있다. 지난달 첼시전에서도 미키 반 더 벤과 제드 스펜스가 패배 후 팬 인사를 생략한 채 라커룸으로 직행했고, 프랭크 감독의 악수 요청까지 거부해 논란을 낳았다.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비슷한 갈등이 재현된 셈이다.

결국 손흥민의 부재가 만들어낸 공백이 단순한 공격력 약화에 그치지 않고 팀 전체의 결속력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손흥민은 주장으로서 팀이 흔들릴 때 특유의 리더십으로 선수들의 감정을 다독이며 조직을 하나로 묶는 중심축 역할을 해왔다. 그의 지휘 아래 토트넘은 지난 시즌 후반기의 부진을 수습했고, 결국 유럽축구연맹 유로파리그 우승이라는 성과를 이루기도 했다.

토트넘 담당 기자 폴 오키프 역시 현재 상황의 핵심 문제를 리더십 공백으로 지적했다. 그는 SNS에서 “현 주장 크리스티안 로메로는 영어 소통도 원활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지금 토트넘에는 사실상 중심을 잡아줄 리더가 없다. 성공하는 팀에는 반드시 리더가 필요한데, 현재는 그 역할을 맡을 인물이 보이지 않는다. 비카리오는 목소리만 클 뿐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팀 내 불협화음이 이어지는 가운데, 토트넘이 손흥민 이후의 리더십 구조를 어떻게 재정비하느냐가 향후 시즌 운영의 핵심 과제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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