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전 갑자기 던질 수 없다니…팀은 선발 긴급 교체

"갑자기 오늘 던지기 힘들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롯데 자이언츠가 정규 시즌 마지막 경기의 선발 투수를 하루 전 급하게 교체하는 돌발 상황이 벌어졌다. 과연 무슨 사연이 있었을까.

롯데는 9월 30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한화 이글스와 올 시즌 최종전을 치른다. 지난 26일 사직구장에서 홈 팬들과 작별한 뒤, 잠실과 인천 원정을 거쳐 대전에서 시즌 막을 내리는 셈이다. 이미 28일 두산전 패배로 5강 진출이 무산되면서 포스트시즌 희망이 완전히 사라진 롯데는, 이번 경기를 끝으로 2025시즌을 마무리한다.

당초 선발은 알렉 감보아였다. 그러나 29일 SSG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김태형 감독은 "빈스 벨라스케즈가 한화전 선발로 나선다"고 밝혔다. 계획이 하루 만에 뒤바뀐 것이다.

벨라스케즈는 지난 8월 대체 외국인으로 영입됐지만 기대와 달리 선발로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 6경기에서 단 한 번도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지 못했고, 1승 4패 평균자책점도 치명적이었다. 결국 롯데는 그를 불펜으로 돌려 활용했는데, 24일 삼성전에서 3이닝 무실점, 28일 두산전에서는 8회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책임지며 비교적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그러나 불과 하루 만에 다시 선발로 준비해야 하는 진풍경이 펼쳐진 셈이다.

원인은 감보아의 팔꿈치 통증이었다. 김 감독은 "감보아가 갑자기 내일 던지기 어렵겠다고 했다. 선발로 내정돼 있었지만, 출전이 불가능해 벨라스케즈를 긴급 투입한다"고 설명했다. 사실 감보아는 이달 들어 이미 한 차례 팔꿈치 불편함으로 로테이션을 건너뛴 전례가 있었다. 10일 만에 복귀했지만 2경기에서 각각 3⅓이닝 8실점, 5이닝 6실점으로 무너지며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음을 보여줬다.

5월 합류 이후 7월까지는 팀의 ‘임시 에이스’ 역할을 하며 상위권 경쟁을 견인했던 감보아였지만, 9월 들어 급격히 하락세를 보이며 결국 체력과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괜찮다"던 말과 달리 다시 통증을 호소하며 선발에서 빠진 건, 이미 이상 신호가 있었음을 방증한다.

결국 롯데는 정규 시즌 마지막 순간까지 외국인 투수 문제로 속을 앓게 됐다. 시즌 내내 이어진 외인 투수 불안이 끝까지 발목을 잡은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