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호 상대 확정! FIFA 랭킹 182→70위 ‘카보베르데’ 사상 첫 월드컵 진출 오피셜

카보베르데는 1975년 포르투갈로부터 독립한 이후 단 한 번도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지 못했지만,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마침내 그 꿈을 이뤘다.
14일(한국시간) 수도 프라이아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아프리카 예선 D조 경기에서
에스와티니를 3-0으로 꺾고 조 1위를 확정, 아프리카 축구의 새로운 역사를 썼다.

이날 경기장에는 호세 마리아 페레이라 네베스 대통령을 비롯해
1만5000여 명의 관중이 운집했다.
경기 초반부터 카보베르데는 자신들의 리듬을 잃지 않았다.
후반 3분 다일론 리브라멘투의 왼발 슛이 골망을 흔들며 균형을 깼고,
6분 뒤 윌리 세메두가 추가골을 터뜨렸다.
후반 추가시간 스토피라의 쐐기골로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경기장 곳곳에서는 폭죽이 터지고, 팬들은 서로를 껴안으며 환희의 눈물을 흘렸다.

이 승리로 카보베르데는 10경기 7승 2무 1패(승점 23)로
카메룬(승점 19)을 제치고 조 1위를 확정했다.
경기 직후 네베스 대통령은 “오늘은 카보베르데 역사상 가장 자랑스러운 날”이라며
10월 14일을 국가 공휴일로 선포했다.
정부는 이날을 ‘기적의 날’로 명명했고, 수도 프라이아 거리는 밤새 북소리와 춤으로 물들었다.

아프리카 예선은 54개국이 9개 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르고,
각 조 1위만 본선에 직행한다.
D조는 카메룬, 앙골라, 리비아, 모리셔스, 에스와티니 등으로 구성되어 있었으며
대체로 ‘약체 조’로 평가받았지만,
카보베르데는 강호 카메룬을 1-0으로 꺾으며 일찌감치 선두 자리를 굳혔다.
특히 지난 9월 카메룬전 승리가 결정적이었다.

BBC는 “현대 축구에 또 하나의 아이슬란드가 등장했다”고 전했다.
인구 33만 명으로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돌풍을 일으킨 아이슬란드처럼,
인구 52만 명의 카보베르데가 그 뒤를 잇는다는 평가다.
포르투갈의 헤코르드는 “독립 이후 처음으로 축구를 통해 세계의 중심에 섰다.
기술보다 정신이 빛난 승리였다”고 평가했고,
이탈리아 가제타 델로 스포르트는 “경제력보다 순수한 열정이 만든 기적”이라며 찬사를 보냈다.

카보베르데의 여정은 집념의 역사였다.
1986년 FIFA 가입 당시 세계랭킹 180위권이던 이들은
2000년대 초반 182위까지 추락했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2002 한일 월드컵 예선을 시작으로 매 대회 꾸준히 도전했고,
2013년과 2023년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서 8강에 오르며 가능성을 보여줬다.
현재 FIFA 랭킹은 70위로, 14억 인구의 중국(94위)보다 24계단 높다.

이번 예선에서 카보베르데는 유럽 5대 리그 출신 선수가 단 한 명도 없음에도 불구하고
강호들을 제쳤다.
리브라멘투는 포르투갈 중위권 팀 카사 피아 소속이며,
주장 스토피라는 네덜란드 하위리그에서 뛰고 있다.
주전 대부분이 벨기에·포르투갈·루마니아 등 유럽 중소리그에서 활약 중이지만,
이들은 헌신과 조직력으로 한계를 넘어섰다.

중국 매체 왕이닷컴은 “카보베르데는 인구 52만 명으로 월드컵에 가지만,
14억 중국은 또 탈락했다”며 자국 축구를 비판했다.
“카보베르데 국립경기장은 중국이 2014년에 지어준 곳이다.
그들은 그 경기장에서 역사를 썼고, 우리는 제자리”라는 문장은
더욱 뼈아프게 다가왔다.

카보베르데의 월드컵 본선 진출은 단순한 스포츠 뉴스가 아니다.
‘작은 나라에도 큰 꿈은 있다’는 메시지를 전 세계에 전한 역사적 사건이다.
국토는 한국의 25분의 1, 인구는 서울의 1/20에 불과하지만,
그들의 축구는 세상을 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