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점 대승에도 웃을 수가 없었다...김서현 충격 실점이 대표팀을 지배해버렸다

한국 야구대표팀이 체코와의 두 번째 평가전에서 완승을 거두며 기분 좋은 연승을 이어갔다.
9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평가전 2차전에서 대표팀은 체코를 11대1로 제압했다. 전날 1차전 3대0 승리에 이어 이틀 연속 쾌조의 경기력을 보였다.

첫 경기에서 다소 무거웠던 타선이 살아났다. 1차전에서는 상대 투수진이 평범했음에도 불구하고 단 5안타에 그쳤다. 당시 상대팀은 사회인 선수 위주로 구성돼 전력 차이가 컸던 만큼 아쉬움이 남았다. 실전 감각이 떨어진 선수들이 많았던 점도 문제였다. 하지만 하루 만에 타선이 살아나며 11점을 뽑아냈다. 다만, 상대의 볼넷과 실책이 잦았다는 점에서 완벽한 타격 회복이라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이날 경기의 중심은 공격이 아닌 ‘김서현(한화)’이었다. 대표팀 합류 당시부터 논란의 중심에 있던 김서현은 이날 경기에서도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정규시즌 막판과 포스트시즌에서 잇따른 피홈런으로 한화의 우승 도전이 무산되는 과정에 서 있던 만큼, 대표팀에서도 그의 재도약 여부에 시선이 쏠렸다.

5회 팀의 세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김서현은 첫 타자 무지크를 잡으며 안정적으로 출발했지만, 이후 볼넷 두 개와 적시타를 허용하며 1실점을 기록했다. 결국 이닝을 끝내지 못하고 정우주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이날 대표팀 투수 중 유일하게 1이닝을 완주하지 못한 투수였다.

직구 위주의 투구를 고집하며 21개의 공을 던졌지만, 제구가 흔들리며 불안한 인상을 남겼다. 평가전이라는 비교적 부담 없는 경기에서조차 제 컨트롤을 찾지 못했다는 점이 문제다. KBO리그 정상급 투수라면 무실점으로 막았어야 할 체코 타선을 상대로 실점을 허용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결과적으로 대표팀은 2연승으로 평가전을 마무리했지만, 경기 후 모든 관심은 김서현에게 쏠렸다. 류지현 감독이 그를 어떻게 다듬고 신뢰를 회복시킬지, 그리고 김서현이 스스로 자신감을 되찾을 수 있을지가 대표팀의 남은 과제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