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8억' 쏟아부었는데 끝이 아니다, '언성 히어로' 재계약이 남았다…투수진 '만능키'에 두산은 얼마를 줄까

두산 베어스가 올겨울 스토브리그의 최대 빅스펜딩 팀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미 세 명의 선수와 총 148억 원 규모의 FA 계약을 체결하며 대대적인 전력 보강에 나선 가운데, 마지막 한 명의 FA—우완 사이드암 최원준—의 거취가 남은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두산은 이달 초 기세 좋게 지갑을 열었다. KIA 타이거즈의 주전 유격수 박찬호에게 4년 80억 원이라는 대형 계약을 안기며 내야 안정을 꾀했고, 내부 FA 조수행과는 4년 16억 원에 재계약하며 활용도 높은 멀티 자원을 지켜냈다. 이어 27일에는 이영하와 4년 52억 원에 도장을 찍으며 마운드의 중추를 묶어두는 데 성공했다. 세 선수 영입과 재계약에 투입된 금액만 148억 원—두산의 본격적인 ‘윈나우’ 의지가 단적으로 드러난 대목이다.

하지만 두산의 스토브리그는 아직 완결되지 않았다. FA 보류자 명단에 남아 있는 마지막 한 명, 최원준의 계약 문제가 남았기 때문이다.

최원준은 한때 두산 선발진의 ‘토종 에이스’라 불리기도 했던 투수다. 2017년 신인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입단한 뒤 갑상선암 수술 등 악재를 극복하고 2019년부터 잠재력을 본격적으로 터뜨렸다. 2020년에는 10승 2패 평균자책점 3.80, 2021년에는 12승 4패 평균자책점 3.30을 기록하며 커리어 정점을 찍었다. 당시만 해도 구단 내부에서 ‘두산의 미래 에이스’로 평가받던 핵심 전력이었다.

그러나 이후 흐름이 꺾였다. 2022년 후반기부터 장타 허용이 늘고 이닝 소화력이 떨어지는 등 이상 신호가 감지됐고, 결국 2023년에는 선발 경쟁에서 밀려 고전했다. 올 시즌에도 24경기 110이닝 평균자책점 6.46으로 부진이 이어지며 한 차례 대폭적인 재정비가 필요했다.

그럼에도 최원준은 포기하지 않았다. 팔 각도 조정 등 투구 폼을 대대적으로 개편했고, 올해 곽빈의 부상으로 생긴 선발 공백을 메우며 로테이션에 복귀했다. 하반기에는 불펜으로 이동해 팀이 필요한 어떤 상황에서도 등판하는 ‘헌신형 투수’의 면모를 보였다. 특히 7~8월에는 24경기 3승 8홀드 평균자책점 3.51로 맹활약하며 두산 불펜을 지탱한 숨은 영웅으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한 시즌 내내 기복과 피로 누적의 한계를 드러내며 최종 성적은 4승 7패 9홀드 평균자책점 4.71에 그쳤다. 세부 지표의 하락과 불안정성은 FA 시장에서 그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게다가 A등급이라는 보상 규정까지 더해지며 외부 구단의 접근 가능성은 더욱 낮아졌다.

결국 현실적으로 가장 높은 가능성은 ‘두산 잔류’다. 이미 대규모 투자를 감행한 두산은 올 겨울 누구보다 공격적으로 움직이고 있으며, 자금 여력 역시 충분하다. 팀 내에서 ‘언성 히어로’ 역할을 톡톡히 해낸 최원준을 적정한 대우로 붙잡는 것이 가장 자연스러운 수순으로 보인다.

두산이 스토브리그 초반부터 대어급 선수들을 광범위하게 접촉해 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최원준에게도 최소한의 성의 있는 제시가 이뤄질 가능성은 충분하다. 문제는 조건이다. 몸값이 과거만큼 높게 평가되기 어려운 상황에서, 두산이 어느 수준의 장기 계약 또는 옵션 구조를 제시하느냐가 핵심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148억 원을 이미 투자한 두산의 스토브리그는 아직 현재진행형이다. ‘마지막 퍼즐 조각’ 최원준의 거취가 확정되는 순간, 이번 겨울 두산이 그리는 전체 판도가 비로소 드러나게 될 것이다. 팬들의 시선은 다시 한 번 잠실구단의 다음 발표를 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