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시즌도 현역?' 포항의 핵심으로 거듭난 기성용, 직접 밝힌 결정 시점..."그 이후에 생각해봐야"

포항스틸러스의 중원을 지휘하며 제2의 전성기를 보내고 있는 기성용(36). 그가 2026년에도 현역으로 뛰게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지만, 그는 아직 “지금은 고민의 때가 아니다”라며 올 시즌 마무리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지난여름, 기성용은 FC서울을 떠나 포항으로 이적했다. 김기동 감독 체제 아래에서 서울이 세대교체를 단행하자, 꾸준한 출전 기회를 위해 새로운 도전을 택한 것이다. 그는 과거 국가대표 시절 인연이 있던 박태하 감독의 부름을 받아들였고, 그 선택은 곧 ‘깜짝 이적’으로 K리그 팬들에게 큰 화제를 모았다.

이제는 포항의 유니폼이 익숙하다. 이적 후 14경기에서 대부분 선발로 출전하며 팀의 중원을 이끌고 있다. 부상 공백을 제외하면 거의 모든 경기에서 꾸준히 출전했고, 안정적인 경기 조율과 경험으로 포항의 중심축으로 자리 잡았다. 포항 역시 기성용 합류 이후 더욱 짜임새 있는 전력을 갖추며 파이널A 진출에 성공, 시즌 마무리를 향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9일 스틸야드에서 열린 FC서울과의 경기 후 만난 기성용은 “오늘은 중요한 경기였는데, 지지 않고 승점 1점을 챙긴 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이제 남은 두 경기를 잘 치러서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진출권을 확보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는 그에게 더욱 특별했다. 지난 10월, 포항 이적 후 처음으로 친정팀 서울을 상대한 그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대1 승리를 거두며 복수에 성공한 바 있다. 이번에는 홈 팬들 앞에서 다시 서울을 만났다. 그는 “이미 한 번 맞붙었기에 마음이 편했다. 홈에서 하는 경기라 훨씬 여유롭게 준비할 수 있었다. 아마 서울이 우리보다 더 절실했을 것 같다”고 웃어 보였다.

이제 기성용에게는 또 다른 고민이 남았다. 바로 ‘현역 연장’ 여부다. 나이 서른여섯, 선수라면 누구나 은퇴를 생각할 시기지만, 포항에서 보여준 경기력은 여전히 녹슬지 않았다. 중원에서의 리더십과 패싱, 경기 조율력은 여전하며, 동료 선수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는 “아직은 시즌이 끝나지 않았다. ACL2를 포함해 4경기 정도 남았는데, 목표는 올 시즌을 완벽하게 마무리하는 것이다. 특히 ACLE 티켓을 확보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그 이후에야 내 거취나 앞으로의 계획을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라운드 위의 존재감은 여전하다. 기성용은 여전히 자신만의 리듬으로 경기를 풀어가며, 팀의 중심에서 젊은 선수들을 이끌고 있다. 시즌이 끝난 후 그가 어떤 결정을 내리든, 팬들은 그의 다음 행보를 응원할 준비가 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