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억 오버페이?” 모두가 의심했지만… LG의 선택은 틀리지 않았다

큰 기대를 받지 못했던 투수가 가을을 파랗게 물들이고 있다.
주인공은 삼성 라이온즈의 선발 최원태(28)다.

19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2차전, 최원태는 7이닝 4안타 1실점 역투로 한화 타선을 꽁꽁 묶으며 팀의 7대3 승리를 이끌었다. 시리즈는 1승 1패 원점.

앞서 SSG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도 6이닝 2안타 무실점 완벽투를 펼쳤다. 열흘 만의 등판에서도 7이닝 호투. 우연이 아닌 진짜 ‘빅게임 피처’였다.

그전까지 최원태는 ‘가을계륵’으로 불렸다. 포스트시즌 통산 17경기 0승 2패, 평균자책점 11.16. 가을만 되면 작아졌다. 하지만 이번 가을, 그는 완벽주의의 굴레를 벗으며 완전히 달라졌다.

포수 강민호는 “스피드를 줄이고 네모 안에 던지자고 했다. 제구가 좋아졌다”고 했다. 최원태도 “예전엔 흥분을 주체 못했는데, 이제 조절이 된다. 민호 형 말 잘 들었다”고 인정했다.

구속은 149km에 그쳤지만, 포심·투심·체인지업·커터·슬라이더·커브 등 여섯 구종 모두 평균 이상. 힘을 빼자 공은 자연스레 상하좌우로 휘었고, 공략이 어려워졌다. 이제 타자들은 1/6 확률의 도박에 나서야 한다.

준플레이오프부터 완벽한 2승. “생각 없이 민호 형 사인만 봤다. 덕분에 잘 던졌다”며 겸손한 그는, 이제 스스로와의 싸움을 끝내고 전성기로 향하고 있다.

FA를 앞둔 스물여덟 살, 여전히 젊고 전성기가 남았다. 실망 속에 놓쳤던 LG를 비롯해 영입을 망설였던 구단들은 이제 그를 놓친 걸 후회하고 있다. 저평가 우량주의 재발견. 가을이 최원태를 진짜 특급 투수로 만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