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FA "내년 월드컵에 축구 규정 싹 바뀐다"

FIFA, 2026 북중미 월드컵 ‘수분 공급 휴식’ 전면 도입…축구 역사상 첫 정식 중간 휴식 규정

국제축구연맹(FIFA)이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경기 중 새로운 형태의 휴식 시간을 공식 도입한다. 선수들의 체력 회복과 안전을 강화하기 위한 '수분 공급 휴식(Hydration Break)' 제도로, 축구 역사상 전·후반에 고정된 휴식 시간을 의무 적용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FIFA는 9일(한국시간) 공식 채널을 통해 “내년 캐나다·미국·멕시코에서 열리는 월드컵 전 경기에서 전반 22분, 후반 22분 전후로 3분간의 수분 보충 휴식을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기온, 날씨, 경기장 구조 등 환경 조건과 무관하게 모든 경기에서 동일하게 적용되는 새로운 규정이다.

마놀로 주비리아 2026 월드컵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워싱턴DC 세계방송사총회에서 “선수 건강 보호가 최우선”이라며 “경기장이 실내인지 야외인지, 더위 수준이 어떠한지에 관계없이 전체 경기에서 동일하게 운영된다”고 강조했다.

기존 ‘쿨링 브레이크’와 무엇이 다른가

이전에도 폭염 시 일시적 휴식이 허용된 ‘쿨링 브레이크’가 있었지만, 이는 섭씨 32도 이상 폭염이 일정 시간 지속될 때에만 한정적으로 시행됐다. 반면 이번 수분 공급 휴식은 조건 없이 모든 경기에서 전면 시행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다만 전·후반 20분 전후에 이미 부상 등으로 경기가 중단됐을 경우, 주심 재량으로 휴식 시간은 조정될 수 있다.

북중미 대회 환경 고려…선수 보호 강화

새 규정 도입 배경에는 6~7월 북중미 지역의 기후 특성이 있다. 대회 경기장 16곳 중 10곳 이상이 고온·고습·폭염·산불·허리케인 등의 위험 요소가 크다는 분석이 제기돼 왔다.

올여름 미국에서 열린 FIFA 클럽 월드컵에서도 선수들과 감독들의 불만이 이어진 바 있다. 일부 감독은 뜨거운 벤치 환경을 문제 삼으며 “교체 선수들을 라커룸에 대기시키는 방안까지 검토했다”고 언급할 정도였다.

경기 운영·전술 변수가 될까

3분간의 휴식 시간은 감독들에게 전술 보완, 팀 정비의 기회가 될 전망이다. 과거 쿨링 브레이크에서도 경기 흐름이 뒤집힌 사례가 적지 않아 이번 제도 역시 큰 전략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선수들은 컨디션 유지, 탈수 예방, 체온 조절에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팬들과 중계진 입장에서도 일정 예측이 좀 더 명확해질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경기 시간이 늘어나는 것은 불가피하다. 추가시간이 길어진 최근 월드컵 트렌드에 6분의 휴식이 더해지는 만큼, 한 경기 100분 이상이 되는 상황도 흔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월드컵 운영 방식도 대대적 변화 예고

FIFA는 이번 대회에서 다수의 ‘첫 시도’를 준비하고 있다. 개회식이 3차례 열린다. 6월 12일 멕시코시티를 시작으로 13일에는 캐나다 토론토와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각각 개막 행사가 병행된다.

또 결승전이 열리는 내년 7월 20일 뉴욕 뉴저지 스타디움에서는 월드컵 역사상 최초의 하프타임 쇼가 선보여질 예정이다. 기존 폐회식과 함께 새로운 형태의 공연이 준비돼 관중에게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