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VP' 오타니, 무조건 만장일치·4번째 수상·북미 프로스포츠 최초 쾌거까지…세운 기록 총정리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가 또 한 번 메이저리그 역사를 새로 썼다. 14일(한국시간) 발표된 2025년 메이저리그 MVP 투표에서 내셔널리그 최우수선수로 이름을 올리며, 3년 연속·통산 네 번째 MVP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완성한 것이다. 아메리칸리그 LA 에인절스 시절이던 2021년과 2023년에 이어, 다저스 유니폼을 처음 입었던 2024년에 이어 올해까지 정상에 올랐다.

이번 수상은 더 특별했다.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 투표에서 1위표 30장을 모두 독식하며 만장일치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앞선 세 번의 MVP도 모두 만장일치였던 만큼, 오타니는 메이저리그 역사에서 전례 없는 방식으로 자신의 시대를 증명하고 있다.

올 시즌 타자 오타니는 158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8푼2리, 172안타, 55홈런, 102타점, 146득점, 20도루를 기록했다. OPS는 1.014에 달했고, 장타율 0.622로 내셔널리그 1위를 차지했다. 득점 1위, OPS 1위, 홈런 2위 등 거의 모든 공격 지표에서 상위권에 올랐다. 장타력과 선구안, 주루 능력까지 더하며 리그에서 가장 완성도 높은 타자로 활약했다.

투수로서의 복귀 역시 극적인 순간이었다. 2018년과 2023년 두 차례 토미존 수술을 받으며 선수 생명이 흔들릴 수도 있었지만, 오타니는 장기 재활을 견디고 올해 6월 마운드로 돌아왔다. 복귀 이후 14경기에 선발 등판해 1승 1패 평균자책점 2.87을 기록하며 여전히 정상급 투수임을 입증했다. 많은 이들이 “투타 겸업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지만, 오타니는 이번 시즌 다시 한 번 두 역할을 모두 수행해냈다.

이처럼 투타 양면에서 특별함을 증명한 덕에 MVP는 이미 예견된 결과였다. MLB.com은 오타니의 기록을 정리하며 “1931년 MVP 제도가 시작된 이후 한 선수가 네 차례 MVP를 거머쥔 사례는 손에 꼽는다”며, 이제 오타니보다 더 많은 MVP를 보유한 선수는 배리 본즈(7회)뿐이라고 설명했다. 본즈가 2001년부터 2004년까지 3년 연속 MVP를 차지한 이후, 같은 업적을 세운 이는 오타니가 처음이다.

무엇보다 역사상 ‘만장일치 MVP를 여러 차례 수상한 선수’는 오타니가 유일하다. MLB.com은 “이는 메이저리그가 100년 가까이 이어오는 동안 단 한 번도 나오지 않았던 기록”이라며 그의 독보적 위상을 강조했다.

매체는 또 다른 상징적 기록도 소개했다. 오타니는 지난해 다저스에서 풀타임 지명타자로만 뛰며 MVP를 수상해 전례 없는 사례를 만들었고, 올해는 양대 리그에서 모두 두 차례 이상 MVP를 수상한 최초의 선수가 됐다. 로저 매리스 이후 한 팀에서 2년 연속 MVP를 받은 두 번째 선수이며, 조 모건 이후 2년 연속 MVP와 월드시리즈 우승을 모두 거머쥔 선수이기도 하다. 북미 4대 프로스포츠 전체를 통틀어, 한 팀에서 첫 두 시즌 동안 MVP와 우승을 모두 손에 넣은 사례도 오타니가 처음이라고 OptaSTATS는 전했다.

그는 지난해 다저스 이적 첫해부터 월드시리즈 우승과 MVP를 동시에 거머쥐었고, 올해 역시 팀을 가을야구 정상으로 이끄는 핵심이 됐다. NLCS MVP까지 품에 안으며 포스트시즌에서도 존재감을 증명했다. MLB.com은 “오타니가 경기장에 등장하는 순간 팬들은 항상 비범한 장면을 기대한다. 그리고 그는 그 기대를 한 번도 실망시킨 적이 없다”고 평가했다.

아메리칸리그에서는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가 2년 연속 MVP를 수상했다. 양대 리그 모두 같은 해 ‘2년 연속 MVP’ 선수가 나온 것은 처음 있는 일로, MLB.com은 이를 두 선수 시대의 개막으로 해석했다. “오타니와 저지는 서로 다른 방식으로 야구사를 다시 쓰고 있다. 두 선수 모두 앞으로도 오랫동안 리그를 대표하는 상징적 존재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오타니 쇼헤이는 다시 한 번 자신이 야구의 모든 영역에서 특별한 존재임을 증명했다. 이제 메이저리그는 그의 이름을 빼고는 ‘시대’를 설명할 수 없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