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N은 대체 얼마나 이를 악물고 뛴 거냐' 밑천 다 드러난 토트넘의 콩가루 경기력, 비카리오 최악 실수 노팅엄에 0-3 완패→11위 추락

단 한 명의 존재가 팀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큰지를 여실히 보여준 경기였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가 손흥민의 부재 속에 또다시 참담한 경기력을 드러냈다.

토트넘은 14일 한국시간으로 영국 노팅엄 더 시티 그라운드에서 열린 2025 2026시즌 프리미어리그 16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노팅엄 포레스트에 0대3으로 완패했다. 경기 전까지 노팅엄은 승점 15로 강등권 바로 위인 17위에 머물던 팀이었지만, 토트넘은 이들을 상대로 이렇다 할 반격조차 펼치지 못한 채 무너졌다.

불과 며칠 전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토트넘은 지난 10일 슬라비아 프라하와의 유럽챔피언스리그 리그 페이즈 6차전에서 3대0 완승을 거두며 반등하는 듯 보였다. 당시 경기에는 지난 여름 LAFC로 이적한 손흥민이 약 4개월 만에 홈구장을 찾아 팬들과 인사를 나누는 장면이 더해졌다. 오랜 기간 팀을 이끌었던 전 주장의 방문은 선수단에 분명한 동기부여가 됐고, 토트넘은 집중력과 에너지 넘치는 경기력을 선보였다.

그러나 손흥민이 다시 팀을 떠난 뒤 토트넘은 급격히 무너졌다. 노팅엄전에서 선수들의 집중력은 눈에 띄게 떨어졌고, 토마스 프랭크 감독의 전술 역시 전혀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경기 흐름을 붙잡아줄 중심 선수의 부재가 그대로 드러난 셈이다.

특히 수비진의 붕괴가 뼈아팠다. 주전 골키퍼 굴리엘모 비카리오는 잇따른 판단 미스로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팀의 미래로 평가받는 아치 그레이 역시 치명적인 실수를 범하며 어려움을 더했다.

전반 29분 토트넘은 어이없는 과정 속에 선제골을 허용했다. 그레이가 중원에서 공을 빼앗겼고, 공은 이브라힘 상가레를 거쳐 칼럼 허드슨 오도이에게 전달됐다. 이 과정에서 비카리오가 골문을 비운 판단이 결정적 실수로 이어졌고, 허드슨 오도이는 침착하게 골망을 흔들었다.

후반 들어서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허드슨 오도이는 후반 5분 오른발 슈팅으로 추가골을 터뜨렸고, 후반 34분에는 상가레가 쐐기골을 기록하며 점수 차는 3대0까지 벌어졌다. 세 골 모두 수비진과 골키퍼의 불안한 대응이 겹친 결과였다.

경기 후 통계업체 풋몹은 비카리오에게 5점대 초반의 낮은 평점을 부여했다. 이는 양 팀을 통틀어 두 번째로 낮은 점수였다. 최저 평점은 선제골의 빌미를 제공한 그레이에게 돌아갔다.

이번 패배는 손흥민이 지난 시즌까지 토트넘에서 얼마나 큰 역할을 해왔는지를 다시 한 번 떠올리게 했다. 경기장 안팎에서 팀을 지탱해 온 리더의 부재 속에 토트넘은 방향을 잃은 모습이었다. 팀 재건을 외치고 있지만, 손흥민 이후의 토트넘이 여전히 해답을 찾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 경기였다.